시편의 명칭들에서 나오는 몇 가지 결론
우리말에서는 ‘시편’이라는 이름을
거의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성영(聖詠)’이라는 명칭도 쓰인 바 있다.
‘시편’은 통상적으로 개개의 시를 말하기도 하고,
집합적으로 150개의 시편 전체를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구약성서의 ‘시편’하면, 우선 시라는 연상을 하게된다.
반대로 ‘성영’으로 불리었을 때는,
‘착할 성(聖)’, 읊을 영(詠)‘해서, 읊는 것, 곧 노래라는 인상을 받았다.
구약성서 시편의 이러한 여러 명칭들에서 몇 가지 결론이 나온다.
첫째, 구약성서의 시편은 시(詩)는 시지만 단순히 시만을 뜻하지 않는다.
시편집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든 시들의 모음이 아니다.
만일 그러한 인상을 받아왔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구약성서의 다른 부분들에도 시들은 많이 들어 있다.
우리가 구약성서를 대충 인쇄된 모양만으로 놓고 볼 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곧, 각 면의 오른쪽이 일정하게 끝나는 부분이 있고,
또 불규칙하게 끝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산문과 운문의 구분에는 항상 논란이 있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오른쪽이 일정하게 끝나는 것은 산문이고,
불규칙하게 끝나는 것은 운문, 곧 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인쇄되는 시는 비단 시편집만이 아니라 구약성서 전체에 걸쳐 흩어져 있다.
예들 들면,
잠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운문이고 욥기는 1-2장과 마지막 42장 후반부는 산문이지만,
그외는 전부 운문이다.
주로 산문으로 되어 있는 창세기나 출애굽기 등에서도 군데군데 시가 나온다.
다시 한번 말한다면 시편은 구약성서의 시 모음, 시집이 아니다.
둘째, 시편은 노래이다.
그러나 현대 유행가와는 전혀 다른 노래다.
시편에서는 노래말이 주가 되고, 악기는 말을 도와주는 반주의 구실만을 한다.
셋째, 시편은 종교적 노래다.
그렇다고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든 종교 노래를 모은 책은 또 아니다.
예컨대 성무일도 아침기도에서는 첫째와 셋째가 시편이지만
둘째는 구약성서의 다른 책에 나오는 노래이다.
또 저녁기도에서는 첫째와 둘째가 시편이지만 셋째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노래다.
곧 시편으로 불리울 수 있는 종교 노래들은 시편집에만 들어 있지 않고
구약성서의 다른 부분, 그리고 신약성서에까지도 들어 있다.
넷째, 시편은 개별적으로 같은 종류의 노래가 아니지만,
결국은 찬양의 노래들이다.
좁은 의미에서는 찬양이 아닌 시편들이 오히려 그 숫자가 더 많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하느님께 대한 찬양을 노래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다인들이 붙인 ‘찬양가’와 ‘찬양가집’이라는 이름의 타당성이 드러난다.
- 당신말씀 나의 등불, 임승필, 성바오로출판사, P.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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