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헬렛 8(1-17): 지혜의 유용성과 한계
들어가면서
코헬렛 8, 1-17절은 지혜의 유용성과 한계에 대하여 묵상한다. 그 안에서 코헬렛은 어떤 사람이 관연 지혜로운 사람인가 질문한다. 전통적 인과응보 사상에 어긋나는 세상을 관찰한 내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경외해야 함을 주장하는 부분이 엇갈려 나타난다. 즉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주와 현인(8, 1-8)에 대한 이야기 안에서 지혜로운 이는 임금에게 복종하라 조언한다. 그 당신 왕의 권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고 이스라엘인들은 배웠다(2사무, 7장; 시편 89편). 또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이 있기에 왕의 명령을 지키라고 한다. 여기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이란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지켜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이다. 그리고 이것은 종교적인 의무이기 때문이었다.
채워지지 않는 정의(9-15)에서 코헬렛은 의인에 비해 악인들이 묻히는 것과 그들의 행실에 대한 사람들의 칭찬, 그들이 성전에 가까이 가는 것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이것이 헛된 일이라 생각하며, 하느님의 정의가 채워지지 않음에 호소한다. 따라서 설교자는 즐거움을 찬양하게 되었고, 태양아래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더 인간에게 좋은 것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코헬렛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사(16-17)를 토로한다. 사람들은 항상 불만에 싸여 살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인생의 신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죽기 전에 하느님의 은혜를 받고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생활을 즐기라고 그의 실체적 이상을 말한다.
Text 안에서
1절에서는 “사물의 이치”를 아는 이가 누구인가? 라고 질문하는데 이 물음 안에는 ‘지혜로운 이’라는 대답이 전제된 물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1-2행의 말이 앞뒤 문맥상 어디에 속하고 그 기능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지혜는 찡그린 얼굴을 펴고 웃음짓게 하며 그 얼굴을 빛나게 하고 굳은 얼굴을 변화시키는 것임을 말한다.
2-3절에서 임금의 명령을 준수하는 이유가 ‘하느님께 서약’한 것에 있기 때문임을 설명한다. 구약시대에 왕이 왕좌에 앉을 때 백성은 하느님 앞에서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관습이 있었다. 즉 백성이 하느님 앞에서 임금에게 한 충성 서약일 수 있고, 하느님께서 군주에게 하신 서약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이것은 종교적 행위로서 인정된 것이며, 거룩한 것이고, 아무도 그 파괴는 허용되지 않았다(탈출 20,10-11). 또한 임금의 면전에서 경솔하게 그리고 나쁜 일에 들어서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은 왕에 대한 음모에 가담하지 말라는 것이다. 설교자는 왕에게 항상 충실을 다하고 일시적인 감정에 휩쓸려 그의 신임을 거스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또 왕에 대한 반역 따위에 끼어서는 안 된다고 타이른다.
5절에서 “명령을 지키는 이는 나쁜 일을 겪지 않고 지혜로운 이의 마음은 때와 심판을 안다”에서 “때와 심판”은 “심판의 때”로 번역할 수 있으며, 또 적절한 때란 뜻(신명 11,14)과 “심판”은 하느님의 심판이 아니라 방법, 처지, 혹은 되어가는 형편이란 뜻도 있다. 즉 6절에서 “모든 일에는 때와 심판이 있다 하여도”에서, 사람에게는 재앙이 내리는 경우가 많으나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는 때와 처지가 있다는 것이다.
7-8절에서 바람을 제어할 수 있는 인간일지라도 죽는 날에 대한 재량권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람’에 해당하는 히브리말에는 ‘입김’, ‘숨결’, ‘영’, ‘정신’의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숨결=목숨”은 ‘영’으로 옮기기도 한다. 인간이 바람을 지배할 수 없음에 대해서이다. 바람에 대하여 권능을 지닌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쟁이 일어나면 벗어날 수 없는데, 즉 죽음과 싸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인 싸움으로 생각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아무도 그것을 피할 수 없다고 풀이하는 학자도 있다. 따라서 9절은 1-8절의 마무리로써 그 요약이 된다. 즉 “나는 이 모든 것을 보면서 인간이 다른 인간을 해롭게 다스리는 동안 태양아래에서 벌여지는 모든 일에 내 마음을 두었다”는 의미는 이 모든 것을 “마음에 두었을 때” 이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된다.
13절에서 “악인은 하느님 앞에 경외심을 갖기 않기 때문에 잘되지 않을뿐더러 그림자 같이 오래 살지 못함도 알고 있다”에서 저자는 악인에게 행복이란 것이 없고, 그들은 오래 살지도 못하며, 그림자와 같이 지나간다고 하는 지혜문학에 보이는 사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악인에 대한 이 벌은 종교적 이유에 기반을 둔 것이며,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림자처럼” 은 인간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14절은 코헬렛 전체에서 가장 훼손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본문은 매우 불분명하고, 다양한 추측과 수정과 더불어 옮겨진다. “그들은 성소에 들락거리곤 하였는데, 그들이 그런(나쁜)일들을 벌인 성읍에서 찬양받는다.” ,“악인들이 성소에 다가와 입장하였다가 돌아가서는 그렇게 행동하였다고 성읍에서 자랑한다. 이 말은 ‘성읍에서는 올바로 행동한 이들이 잊히는데, 악인들은 묻혀 안식을 누리는데, 올바로 행동한 이들은 성전에서 쫓겨나고 잊힘을 보았다’로 옮기기도 한다.
그래서 설교자는 인생에 있어서 풀 수 없는 괴로움에서 벗어나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인생을 즐기라고 권고한다(15절). 끝으로 설교자는 이미 말한 인생의 신비를 깨달을 수 없지만, 모든 피조물에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죽음이다(3,14-16; 18-21). 인생의 신비는 이해 할 수가 없지만, 산다는 죽음보다 낫다(4-6절). 그래서 결론으로서, 어둠의 나라에 내려가기 전에 하느님께서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이 세상에서 나날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 실제적인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나오면서
코헬렛에서 지혜에 대한 유용함과 한계, 실험결과와 해결책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나열하고 있다.
지혜의 유용성
1. 지혜는 상속 재산처럼 그 소유자의 생명을 보존한다. (7,11-12)
2. 권력보다 더 힘이 있음 (7,19) 3. 얼굴을 빛나게 하고 굳은 얼굴을 변화시킴 (8,1)
4. 매사에 정해진 때가 있다는 사실과 심판에 대한 인식 (8,5)
5. 지혜가 무기보다 낫고 군주의 호령보다 들을 가치가 있다(9,17-18)
6. 유용하게 쓰인 지혜는 현실적인 득을 가져옴 (10,8-11)
지혜의 한계
1. 억압과 뇌물 앞에서 약해지기 쉬움 (7,7)
2. 죄 앞에 자유롭지 못함 (7,20)
3.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알아내지 못함 (7,23-29)
4. 죽는 날에 대한 재량권을 주지 않음 (8,8)
5.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파악할 수 없음 (8,17;11:5)
지혜를 가지고 한 실험과 그 결과 (2,1-26)
1. 인간의 노고가 가져올 수 있는 것에 대한 시험 (1-12)
2. 즐거움, 술, 물질적 부(건축사업, 종들과 가축떼, 금과 은, 영토, 소리꾼들과 궁녀들) 이 중의 어느 것도 지속된 가치를 지니지 못함을 발견.
3. 지혜가 어리석음보다 나은가?
4. 지혜로운 자나 어리석은 자나 동일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면 지혜롭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16)
5. 결론 (17-23): 태양 아래 애쓰고 수고하는 일의 허무함
해결책 (2, 24-26)
1.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한 주어진 모든 것을 최대한 누리되 앞으로 닥쳐올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 것
2. 지혜와 지식과 즐거움은 하느님께서 당신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내리는 선물;
3. 죄인들에게는 앞에서 말한 운명을 겪게 할 것; 결국에는 남에게 넘겨주게 될 재물을 쌓는 일에만 골몰하게 만들 것.
4.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 불행한 날에는, 이 또한 행복한 날처럼 하느님께서 만드셨음을 생각하여라.(7,14)
5. 너무 의롭게도, 너무 악하게도 되지 말라(7,15-19)
6. 태양 아래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것은 없다. 이것이 하느님께 서 태양 아래에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생애 동안 노고 속에서 그가 함께 할 수 있는 것 이다.(8,15)
7. 너는 기뻐하며 빵을 먹고 기분 좋게 술을 마셔라.… 하느님께서 베푸신 네 허무한 인생 의 모든 날에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인생을 즐겨라.(9,7-9)
※ 참고문헌: 구약성경 주해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2010, pp.1828-1831.
시서와 지혜서, 성서와 함께, 영원한 도움 성서 연구소, 1981, pp.148.
전도서 주해집(시편), 크리스찬출판사, 1986, pp. 28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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