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봉헌생활 양성의 사도학교 재해석
마리아 아나빔
들어가면서
가톨릭교회의 수도생활의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sequela Christi)에 있다. 이것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과 동일하다. 따라서 봉헌생활에서 요구되는 양성의 목적과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에 있고, 예수 그리스도가 피양성자의 인격 안에 자리매김하도록 돕는 것에 있다. 더 나아가 특별히 각 수도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안에서 더욱더 집중해서 실천하고 따르도록 설립자가 성령께로부터 받은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에 있다.
수도생활에 있어서 양성이란 한 개인이 참된 하느님 체험을 의식하고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며, 개인은 이를 위해서 부름 받고 봉헌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것에 있다. 구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 받고 그분 안에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체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현실이 되면서 그 사람은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봉헌할 자격과 준비를 갖추는 것에 있다. 그리하여 그 사람 안에 그리스도가 살아가며 그 사람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명을 계속하도록 돕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의 양성은 그분의 직접적인 주도로 사회, 문화 및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이루어졌다. 즉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 양성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그리스도적이면서도 아시아적일 때에만 그 의미와 타당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양성에는 다름대로의 문화와 사회 조건과 환경에 따른 토착화의 문제들이 따른다. 즉 아시아의 교회 안에서 봉헌생활을 하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아시아 얼굴을 이해하는 것과 아시아의 현실을 재발견하는 일이 요청된다. 특히 아시아 교회의 사명이 보편교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부각되는 이 때, 아시아 문화 안에서 아시아인의 정신과 영적유산을 되살려냄으로써 수도자 양성에 생동감과 깊이를 구축하는 일은 오늘날 수도 삶에 중요하다. 즉 우리에게 토착화된 양성을 창의적으로 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시아 봉헌생활의 양성에 따른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양성의 방식인 사도학교를 재해석 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고 현대의 수도 삶을 새롭게 재조명해 보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예수 우리의 동반자’를 중심으로 현대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수도자 양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I. 수도생활의 정체성
1.1 그리스도를 따름과 제자됨의 삶
수도생활은 복음에 제시된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sequela Christi)에 있다. 그래서 교회에 초기부터 복음적 권고의 실천을 더 자유롭게 더 가까이 그리스도를 본받고자 각자가 자신들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하느님께 봉헌된 생활을 하는 남녀들의 무리가 있었다(PC. 2항). 또한 봉헌생활은 그리스도의 거룩한 변모의 표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따르고 본받는 일이 큰 열망이었다(VC 14항).
더 나아가 봉헌생활의 복음적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생활 동안 일부 제자들과 맺으신 특별한 관계에서 찾는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그들이 각자의 삶 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맞아들이게 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 자신의 생활방식을 열심히 본받음으로써, 그들의 삶을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게 하려는 것에 있다(VC 14항).
이러한 측면에서 수도생활인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이란 예수그리스도의 인격과 메시지에 온전히 매달리는 것이다. 또한 그분을 통해 사랑과 구원의 의지로 우리에게 당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예수그리스도의 인격, 삶, 말씀은 수도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일한 규범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을 수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것이다. 그 밖의 모든 다양한 측면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이 근본 측면을 도와주는 것이 된다.
수도 삶은 역사상 예수님 제자들의 개개인 삶을 본받는 것이 아니다. 복음서가 제시한 제자됨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제자됨은 역행하며 따르는(sequela) 삶이 아니라 ‘성령 안의 삶’이다. 제자됨 뿐만 아니라 성부의 영, 세상과 우주를 계속해서 창조하시는 성령의 온전히 충만하여 살아가는 삶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도생활은 성령의 은사에 따라 살아가는 카리스마적인 삶이다. 그리고 수도생활은 카리스마적 요소가 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날수록, 수도생활은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더 끌리는 삶이 된다.
1.2 하느님 체험
수도생활에 있어서 정체성의 위기는 하느님 체험, 복음적 가치, 철저한 제자됨에 대한 결핍이다. 그리고 수도생활에 필요한 이 모든 요소를 작용하게 하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근본적인 체험이 있을 때 가능하다. 왜냐하면 수도생활은 하느님 체험을 중심으로 세워진 존재 양식이며, 하느님 체험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자는 하느님 나라를 위해 복음삼덕을 서원한다. 또한 그러한 하느님 나라를 충실히 살고자 하며 모든 이들 가운데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드러내고자 한다.
양성이란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돕는 일이다. 그리고 하느님 체험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되고 하느님께서 추구하는 이에게 베푸시는 것이다. 이 체험은 한 사람이 자신의 전 존재를, 몸과 마음과 영혼을 하느님께 전적으로 헌신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된다. 전 인격과 전 생애를 헌신하는 것은 공적으로 수도 서원을 발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이에 중심이 되는 심리적, 영적 힘은 하느님 체험으로부터 온다. 하느님 체험이나 복음의 맛을 알지 못하면, 어릿광대짓이며, 수도생활의 활기와 의의를 잃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지 못한다. 반면 수도생활이 하느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전 존재가 움직일 때, 그 사람은 서서히 ‘하느님과 사랑에 빠지기’시작하고, 후에 그러한 삶이야말로 수도자들의 기도생활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도생활은 하느님 체험을 키워나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느님은 하느님 체험을 하고자 원하여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을 강복하신다. 따라서 수도자는 하느님을 추구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끊임없는 기도로써 하느님을 체험하려는 갈망은 우리 모두가 받은 부르심이다. 또한 하느님은 체험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체험이다. 그분을 따르기 위해서 그분의 삶에 온전히 투신할 필요가 있다.
1.3. 하느님 나라 증거와 선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를 따르고 본받는 일이야말로 모든 그리스도인의 첫째가는 일이자 삶의 양식이라고 한다. 수도자들에게 이러한 부르심은 예수 그리스도와 동반 관계를 맺어 살면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한 사명에 동참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제자가 되어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며 일치함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한 하느님 나라를 만나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살고 죽기로 결심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행동과 행위를 통해 하느님 나라가 구체적으로 도래하며,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유대로 하느님 나라는 밝아온다.
따라서 수도자에게 제자됨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걷는 것이고, 성령의 힘을 얻어 자신이 처한 역사적 때와 장소에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여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헌신함에 있다. 수도자로서 봉헌생활을 통한 헌신은 하느님 나라의 징표인 회개와 회심을 전제로 한다. 수도자에게 회심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관점과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도회의 모든 양성장들이 양성소임을 하느님을 추구하는 거룩한 임무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I. 양성에 대한 이해
봉선생활의 양성은 ‘제자됨’으로 규정하여, 양성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한 개인을 도와주는 것에 있다. 이 양성은 자신 안에 그리스도를 내적 자세를 형성시키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것에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이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을 증거하고 ‘살아 있는 기념’이 되도록 부르심 받았다. 그러므로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제자들의 양성하는 방식은 모든 양성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기준이다.
2.1. 양성은 과정
양성이란 피양성자들의 마음속에 성자의 내적 자세를 형성시켜 주시는 성부의 일에 동참하는 일이다. 또한 개인이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따르도록 도와주는 계속적인 과정이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됨으로 나아가는 모든 길의 참된 근원이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성은 과정으로, 이 과정을 통해 수도자는 수도회 설립자가 일상의 현실에서 살았던 복음적 이상인 삶과 사명에 따라, 양성 받는 사람이 의식적이고 조화로운 방식으로 계속 동화되어 가는 것에 있다.
2.2. 통합적인 양성
수도자에게 필수적인 양성은 인격의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수반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개인을 준비시키는 일에는 온전함이라는 특성이 포함되어야 함으로, 양성이란 사람됨의 모든 면인 전인격을 포함해야 한다. 모든 면의 조화가 이루어지면 개인은 선교적 삶의 일치를 이룰 수 있고, 그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의 정신 및 사도적 활동이 완전히 통합을 이룰 수 있다.
2.3.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으로 요구되는 양성
2.3.1. 예언자적 양성
봉헌생활 양성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시는 그리스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모든 수 도자는 해방을 가져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언적 사명에 참여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개인의 성장은 물론 하느님 및 다른 사람 과의 친교를 가로막는 모든 종류의 이기심이나 종속 및 노예상태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주는 정표와 힘이 된다.
2.3.2. 연민을 실천하는 양성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결정짓는 행동 규칙은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로운 사랑과 정의이다. 예수님이 주신 사랑의 새 계명은 제자들을 위한 ‘대헌장’이다. 따라서 우리 안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연민을 베푸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느님의 연민을 실천하는 양성이 요구된다.
2.3.3. 서로 용서하고 섬기는 양성
수도자가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었는지 가늠하는 궁극적인 척도는 얼마만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제자라 하더라도 자신이 먼저 하느님의 용서받는 사랑의 체험이 없이는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사랑이 자신의 삶 속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용서하는 마음 없이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며 그분 앞에 설 수 없다.
2.3.4. 하느님을 체험하는 양성
하느님은 봉헌생활의 이유이자 목적이다. 하느님 체험 없이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하느님 체험은 하느님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것인지를 가르쳐 준다. 젊은 수도자는 하느님을 발견할 그 때, 모든 체험이 거룩해질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체험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모든 체험이 하느님과 만나는 일임을 양성장은 피양성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2.3.5. 영적지도와 기도
영적지도와 기도를 도와주는 일은 양성의 핵심 부분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을 양성하시는 핵심주제이다. 따라서 양성장은 깊은 영적 삶과 기도에 헌신하는 하느님의 사람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로 인도하고 동반하도록 교육하는 사제와 수도자의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찾는 이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인 모든 체험을 통합된 전인적 방식으로 숙고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다.
2.3.6. 인간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양성
봉헌생활의 양성과정의 첫째 목적은 교회의 사명에 봉사하고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한 하느님 나라에 헌신하도록 점진적으로 양성한다. 하느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를 분리할 수 없다. 인간 예수님에 대한 헌신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헌신이자 증거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도자에게 진정한 회심이란 개인의 삶이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그의 생활태도와 행위를 바꾸는 것에 있다. 즉 진정한 회심은 그리스도로 향하여 그분의 모든 것을 생활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기에 비움과 포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제자들의 사랑과 분명한 이해로 말미암아, 제자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취해야 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적 특징이다. 따라서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이란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만을 열망하고 그 나라에 헌신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봉헌생활의 정체성과 양성은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제자됨’에 있다. 이 제자됨에는 근본적인 세 가지 현실이 요청되는데 하느님 체험,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증거에 바탕을 둔다. 즉 ‘제자됨’의 정체성을 근거로 양성은 필수적이며 통합적인 과정, 점진적이고 계속적이며, 해방을 가져다주고, 예언적이며, 토착화되면서 보편적인 과정이다.
III. 제자의 길과 사도학교의 특성
봉헌생활의 정체성을 제자됨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제자직(discipleship)’이라는 말에 대해 신학적으로 물론 성격적으로 바로 이해해야 한다. 이른바 ‘사도학교’에 대한 기본성격을 이다. 이는 양성장들에게 사도들과 함께 하신 예수님의 공동체를 역할 모델로 제시하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의 얼굴을 하고 있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아시아 얼굴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이상적 모델이 아시아에서 수도자를 양성하는 모델의 역할 을 할 수 있다.
3.1. 제자되는 조건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초대받는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또한 제자됨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하는 갈망을 지닌 모든 남녀를 향한 초대이다. 여기서 제자되는 조건은 예수님을 착한 목자로, 제자는 그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이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스승과 똑같은 삶의 노선과 생활양식을 제시하였고, 그 노선과 양식은 수정될 수 없고 수정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길은 구체적으로 자신을 포기하도록 요청한다. 이는 제자됨의 길이 세상의 기준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자의 길에서 추구하는 하느님 나라는 제자라면 누구나 겸손과 하느님에 대한 신앙으로 수용해야 하는 은총이자 전적인 선물이다. 따라서 제자됨의 길을 따르는 이는 철저한 포기와 함께 새로운 삶의 양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3.2. 제자되는 목적
제자가 되는 목적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는 이 길로 인도된다. 이 길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초대하는 것이지만, 수도자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제자되는 조건과 용구를 실천해야 한다. 제자됨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활기찬 삶을 살고, 예수 그리스도의 영으로 인도되며,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면서 그분의 사명과 운명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 제자의 길은 스승과 같아지도록 요구한다.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스승을 알고 사랑할 필요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주님이고 스승이라면,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과 마음을 관상해야 한다. 그리스도는 당신을 아버지께로 가는 길로 제시한다.
이러한 사도학교는 그리스도 중심으로 그분의 발자취를 따름으로써만, 그분이 주구이고 그분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 충실한 제자가 됨으로써 그분의 사명을 받아들이고 그 사명의 결과, 갈등, 운명, 수난과 죽음까지 포함하여 받아들이게 된다.
3.2. 사도학교의 특성
사도 공동체의 형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나라 선포라는 맥락에서 일어났다. 예수님을 스승으로, 그 동료를 제자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도록 하기 위함에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인 당신의 삶의 양식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고 이 세상에서 당신의 사명을 계속하여 마침내 당신의 운명에 동참하기를 바랐기에, 당신의 고유한 방법으로 사도들 양성에 특별한 교육학을 사용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용한 사도학교의 근본을 이루는 양성 방법론은 중요한 요소로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동기로써 하느님 나라, 둘째, 예수님과 사도들의 영원한 동반(함께 하는 삶), 셋째 예수님의 운명을 함께 함, 넷째, 그에 따르는 어쩔 수 없는 신앙의 위기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성이다. 사도학교의 고유한 목적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알렸던 그리스도의 사명이 제자들의 일차적인 목적이고 임무였다. 이를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무엇보다 당신과 함께 하도록 제자들을 초대하였다. 따라서 제자들은 처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동반자로 그분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으며, 그런 다음에 그분의 사명을 계속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기에 이 삶은 예수 그리스도가 정한 규범과 가르침에 따라 그분과 함께 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이 삶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운명을 함께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제자들이 당신의 십자가읠 길을 따라 당신의 운명에 동참함으로써 그 길을 완성하기를 바랐다. 따라서 이 삶은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적 가난함에 운명을 같이 하는 삶이다. 끝으로 이 삶은 신앙의 위기 안에서도 예수 그리스도께 충실성을 드리는 길이다. 사실 진정한 제자가 되는 것은 성부의 뜻에 따라 개인의 운명을 수용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느님의 도성 예루살렘은 예수님의 무덤이 되었고 사도들의 충실선이 묻힌 곳이다.
3.3.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양성
양성은 하느님 체험, 하느님 나라 선포와 죽을 때까지 철저하게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제자들을 준비시키는 것, 그리고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첫째, 사도가 되도록 양성 받는다. 즉 사명을 위하여 부름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제사들은 사명을 위해 뽑히고 양성 받으며 봉헌된다. 둘째, 양성 프로그램이 충분히 길어서 제자의모든 면을 말라할 수 있다. 양성하시는 그리스도는 제자들의 심적 경향과 가치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영적 여정에 늘 함께 하였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양성의 마지막 측면은 예수님과 생활방식 및 사명 수행방법을 밝혀주는 그분의 고유한 방법이다. 그 방법을 제자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드는 것에 있다. 이는 예수님이 부여한 새로운 정체성을 자신에게 취하는 그 만큼 여부가 되었다.
3.4. 사도학교의 양성의 중심주제
예수 그리스도의 양성의 중심 주제는 하느님을 계시하는 것이었다. 사도학교의 양성의 중심 주제 역시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 만남의 체험을 통해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 하느님 체험은 사제학교의 필요조건이다. 그리하여 제자들처럼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매혹되어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대한 봉사에 자신을 바치는 것에 있다. 이러한 체험은 하느님을 예수님처럼 아빠, 아버지로 부르게 한다.
또한 사도학교는 자신 안에 하느님의 연민을 지닌 내재자로 만드는 것에 있다.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은 인간을 위한 용서와 연민이 뛰어나신 분임을 드러내셨다. 예수님은 짓밟히고 버려진 사람들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보여주었다. 사랑과 용서는 예수님이 계시하신 하느님의 정체성이다. 따라서 사도학교는 이러한 연민과 용서와 사랑을 드러내는 양성을 실천한다.
3.5. 표징이 되도록 부름 받음
예수님과 제자들의 공동체는 수도생활의 원형이다. 그것은 그분과 함께 하기 위해서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의 학생이 됨으로써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선포한다. 이 일에 헌신하도록 제자들은 부르심을 받았고 하느님 나라의 증거는 그들의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것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인 인류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일이다.
사도학교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이는 일반학교가 아닌 예수님의 벗이 되는 체험이고 그분의 현존을 통해 그분의 제자가 된다. 사도학교의 중심주제는 하느님 계시이며, 일단 하느님 현존을 체험하고 나면 제자들에게 전적인 헌신이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도학교는 봉헌생활 양성의 원형이 된다.
IV.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
봉헌생활 양성은 그 본질상 수도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삶과 행동에 대한 살아있는 기념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사도들 역시 이를 위해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하였다. 이것은 아시아인들의 양성에서도 중심요소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헌생활 지원자들을 아시아적으로 참되게 양성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며 굉장히 거대하고 복잡한 대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들은 매우 기본적으로 종교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신앙은 이런 종교 체험에서 태어나고 형성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적 봉헌생활을 이와 불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축성에 대한 아시아 개념이 아시아 사회 종교 전통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화와 의로움을 표방하는 불교나 진리나 비폭력을 표방하는 자이나교, 인본주의와 관용을 추구하는 힌두교, 그리고 평등과 형제애를 지지하는 이슬람 종교들의 근본가치들은 그리스도교를 사랑과 섬김의 종교로 규정할 때 모두 포함되는 개념이다. 이러한 가치로 이루어진 문화는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이 뿌리를 내리기에 좋은 토양이다. 이러한 아시아 종교가 지닌 특징들을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4.1. 아시아 종교들의 특징
힌두교 종교 전통에서 하느님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 반드시 ‘단순한 생활양식’을 따라야 한다. 이는 수도승들로 하여금 단순함과 초연함을 지니게 한다.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금욕주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금욕에 대한 이해 없이 이들의 영성에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들에게 하느님을 추구하는 사람이 지니는 가장 높은 단계는 ‘극기’가 된다. 또한 이들 수행자들에게 ‘요가’는 사람의 몸과 마음의 일치를 도와주는 수련이다. 이들은 지식의 길, 명상의 길, 행동의 길, 헌신의 길로 하느님께 나아간다. 무엇보다 이들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니고 구도의 길을 간다. 이들은 세상을 포기하고 정해진 주거나 소유 없이 오직 하나의 목적인 깨달음의 길, 절대자와 하나가 되려는 여정에 있는 사람들이다.
4.2. 양성체험은 깨달은 체험
아시아 종교에서 예를 들면,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그리고 이슬람교의 봉헌생활에서 진리 추구하는 참된 수도자는 스스로 양성한다. 수도자가 되는 과정에 누군가로 양성을 받거나 스스로 양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들은 단순한 생활양식을 통하여 거룩한 삶을 지향하며 자기중심과 자아를 비움으로 진리의 세계를 깨달음으로 들어선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시아 수도자들에게 하느님의 내재성과 초월성을 모두 비추는 신비주의적 요소를 가진다.
4.3 아시아의 수도생활과 현실
이처럼 아시아 수도생활의 현저한 요소는 금욕주의, 신비주의, 인간의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한 단식과 참회, 움직임과 방랑의 자유, 수도승이 끊임없이 얻고자 노력한 모과 정신의 일치 등의 가치이다. 다양한 종교 전통의 이해를 둔 아시아의 관점에서 정결, 가난, 순명의 가치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이들 종교가 지니 사회가 모두 이들의 존재와 사회 내의 소중한 역할을 진심으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은 아시아의 이러한 수도생활에 대한 가치를 포용하고 아시아의 종교 문화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으로 행동할 대에 비로소 아시아라는 토양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오래 전부터 종교 가치와 사회가치를 분리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아시아의 종교는 사회 상황을 반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시아는 국적, 종교, 문화를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다른 ‘비 그리스도에 관한 선언’은 이러한 아시의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현실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극심한 가난과 엄청난 미개발 상태에 있다. 또한 아시아 민족들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고대 문명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문화의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리스도교는 아시아의 문화를 인정하며 조심스럽게 걸어가야 할 부분이다. 반면 아시아의 종교 문화는 신앙과 삶의 두드러진 이분법을 가진다. 이 현상은 무슬림, 불교신자, 힌두교 신자, 그리스도인 등의 모든 종교전통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시아에서 봉헌생활을 살아가는 수도자들에게는 봉헌생활 원칙과 교회가 부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은 양성에 있어서 토착화된 양성이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봉헌생활 양성은 아시아 민족들의 정신과 마음에 전해질 수 있는 방법과 개념과 상징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증거 하는 양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4. 아시아의 수도생활 양성
양성은 절대로 완성되어 끝난 과정일 수 없다. 양성이란 한 개인이 전 생애를 통해 그 과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분석, 성찰, 동화, 등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면서 양성시켜 나가는 계속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측면은 아시아인다운 양성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아시아 수도생활 양성의 첫째는 정적이 아닌 ‘역동적 양성’이다. 아시아 맥락의 역동적인 양성은 수도자들에게 토착화와 종교간 대화라는 도전을 진지하게 고려하도록 한다. 즉 아시아 수도자들의 양성 과정에 중요한 신학, 전례, 양성과 영성 등의 분야에 토착화를 증진할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방법과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는 ‘단순한 삶과 숭고한 사고를 엮어가는 양성’이다. 아시아인들은 삶과 사고 사이에 긴밀한 연관을 가진다. 그래서 고대 양성 방법론 대부분이 스승과 제자가 함께 살면서 제자에게 삶과 분리되지 않은 가치를 가르치도록 권한다. 이는 바로 ‘상황 맞춤식 양성’의 요청이다. 따라서 봉헌되려는 자를 양성하는 내용과 방법에서 현실에 맞춘 양성을 제공하는 것은 아시아인들에게 참으로 도전이다. 아시아의 양성과 교육은 개념이라기보다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사람 중심의 교육이다.
셋째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다하는 양성’이다. 아시아에서 양성소에 입회하는 이들은 풍요로운 문화 전통과 가치를 지닌 배경으로 가지고 온다. 특히 봉헌생활 양성에서는 강한 가족 및 사회 유대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보존하고 통합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러한 가치들은 수도 공동체 내에서 권위주의적 금기와 편협한 파벌주의를 야기할 수 있다. 동시에 혼자 있거나 집단의 아전에서 벗어난 열악한 상황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양성은 항상 신앙의 맥락에서 개인의 자유와 책임, 개방성과 대화의 가치를 위한 훈련을 특히 강조해야 한다.
넷째는 ‘신앙 체험과 대화로 나아가는 양성’이다. 특별히 아시아라는 맥락에서 수도자가 깊고 진정한 신앙 체험이 없다면, 그는 자신의 존재와 실존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 반면 깊은 신앙 체험을 지닌 채 나아간다면, 기도와 전례를 통해 도 아시아의 현실에 대한 철학적 신학적 숙고를 통해 아시아 민족을 도울 수 있고, 아시아인들을 하느님과 영적 체험으로 인도할 자격이 가지게 된다. 또한 깊은 신앙 체험을 갖게 되면, 교회에서 권장하는 대화의 영성을 키워나가며 아시아에서의 삶과 사명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다섯째는 ‘공동체와 사명을 위한 양성’이다. 아시아식으로 이해되는 공동체 개념은 복음 원칙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분명히 명시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교 수도자는 예수님의 제자공동체로서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아시아에 맞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제시하며 아시아 백성과 하나 되어야 한다. 아시아에서 봉헌생활 양성은 자신을 아시아의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다.
아사이의 수도자는 자신의 봉헌이 사명을 위한 것이고, 문화와 언어와 종교의 다양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전적으로 내어주는 것임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아시아에서의 수도생활 개념은 분명하고 이 모든 종교 안에서 아시아의 정체성을 투영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봉헌생활은 아시아의 영혼을 감싸 안을 때에만 미래가 보장된다.
V.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의 사도학교 재해석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의 사도학교 재해석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시아 제자를 양성하기 위한 모델로서 사도학교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아시아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아시아의 가치를 사도(제자됨)를 위한 양성에 담아내는지에 대한 해석이다. 즉 아시아 교회에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는 아시아에서 예수님의 제자나 수도자가 되는 새로운 길을, 아시아인들에게 참으로 의미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비추어 전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현실에 민감한 사람을 양성하도록 요청한다. 아시아에서 봉헌생활 양성을 받은 젊은이는 아시아 얼굴을 지닌 그리스도를 만나고 체험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또 다른 그리스도를 비추어 이웃에게 선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있다.
5.1. 아시아의 봉헌생활에 맞는 아시아 예수님의 제자양성
첫째, 그리스도 중심을 받아들이는 제자양성이다.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치의 중심으로 두고 형성되었다. 그리스도 스스로 생명의 원천이며, 예수님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체험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복음 선포자가 되었다.
둘째, 생명의 빵이 되는 제자양성이다. 예수님이 가져온 생명의 새로움을 아시아인들에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인의 정신으로 이해할 만한 예수 그리스도를 제시해야 한다. 예수님은 생명의 원천이자 생명을 지탱해주는 분이다. 그러기에 빵이 되는 스승과 하나가 되는 법을 배우고 생명의 빵을 비롯한 온갖 형태의 빵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속하는 제자양성이다. 아시아에서의 제자양성은 아시아에서 생명에 봉사하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일을 계속하기 위해 제자들은 생명의 영, 진정한 양성자인 성령을 받아야 한다. 이로써 아시아에서 생명에 봉사하는 일을 힘 있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사랑과 대화, 토착화, 친교와 참여의 길을 따를 것이다.
넷째,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제자양성이다. 수도자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선포한 하느님 나라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는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을 최우선으로 선택하고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으로 삶고 사람들에게 선포함에 있다.
5.2. 아시아 및 전 세계를 위한 제자양성
아시아 봉헌생활자들은 우선적으로 아시아에 하느님 나라를 이룩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
더 나아가 온 인류를 위한 제자로 양성되어야 한다. 즉 이 세상을 위한 선교사로 양성되듯이 말이다. 이러한 전망과 자세는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 과정에 중요하다.
첫째,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인식을 가지는 양성이다. 아시아 현실과 쇄신된 정체성을 바탕을 둔 수도자는 아시아 현실과 만나는 어엿한 복음 전파자로서, 아시아 민족들의 종교 전통과 문화 속에서 활동하는 성령의 움직임을 식별할 수 있으며, 서로 나누고 기도하는 가운데 조화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대화의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아시아의 상황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만나고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양성장은 양성 받는 이들에게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양성이다. 수도자는 복음 선포를 위해서 파견된 제자이다. 따라서 양성기 전체를 통하여 선교사 정신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토착화와 대화의 길을 통해 여러 민족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생활한 종교 전통을 알고 사랑하며 존중하고자 하는 개방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자세로 아시아의 수도자들은 선교사가 되어 봉사와 연민의 자세로 모든 이에게 다가가며, 아시아 민족들과 함께 순례하는 이로 자신을 내주어야 한다.
셋째, 그리스도 중심의 양성이다. 수도자는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보이지 않는 그분을 드러내는 이를 위해서 그리스도와 하나로 양성되는 것은 세상에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드러내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것은 또한 양성을 위한 인간학적 기초이다. 즉 예수님 안에 서 우리는 온전히 통합된 인간을 보게 되고,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분과 같아지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열정이 양성 과정의 중심을 차지하도록 하며 그 결과 가장 주된 양성장이신 성령을 통해 활력을 얻어 움직이며 양성되면서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성장하는 것에 있다.
넷째, 사랑의 증거적 사명을 위한 양성이다. 예수님은 양성과정 중에 사도들에게 점차적으로 당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것은 사랑을 증거 하도록 부르심 받은 것이다. 따라서 양성과정에 사랑의 계명을 부여하는 것은 양성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된다. 사랑만큼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없다. 그리고 교회의 선교사명에 대한 정의는 사랑의 사명이다.
5.3. 아시아 양성 공동체의 양성장의 모델
스승은 하느님을 체험한 이로서 수련 수행을 통해 제자들이 하느님을 깨닫는 목표에 이르도록 인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들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스승이다. 따라서 양성장은 스승이 지닌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스승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가르치는 스승과 전수하는 스승이다. 전자의 특징적인 임무는 성경과 관련된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바람직한 지원자들에게 영적 수련으로 모범을 보이고 그들의 내적 힘을 일깨우며 영적성장과 최종 깨달음을 재촉하는 것이다.따라서 양성장에 대한 양성은 첫째, 다양한 생활양식과 카리스마에도 불구하고 ‘내적인 사람’으로 양성해야한다. ‘내적인 사람’으로 제대로 양성되지 않으면, 다른 ‘내적인 사람’을 지도할 수 없다.
둘째, 양성장은 정체성은 ‘하느님을 드러내는 자’로 불리어야 한다. 양성장이 하느님을 드러내지 못하면 양성장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다. 또한 겸손한 이로써 성경의 정신과 메시지를 흡수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만이 사람들의 가슴에 애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복음의 정신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성령의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수도 공동체에서 양성장의 역할은 참 스승의 모델에 따라 삶으로 가르치는 스승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양성장 스스로 먼저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하느님 신비에 대한 경험적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에 대한 지식에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양성장은 제자를 섬기는 스승이어야 한다. 참 스승인 예수 그리스도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온 분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스승은 자기 제자를 섬길 준비가 되어야 하고, 예수님처럼 제자들을 벗으로 생각해야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성장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랑 안에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 사랑을 체험하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다섯째, 양성장은 평화의 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 하느님을 추구하고 인간에게 봉사하려 진지한 노력은 언제나 평화, 고요, 침묵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평화는 하느님을 깨닫고 내면 깊이에서 하느님을 체험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그런 사람에게 평화는 자발적인 통교표현이다. 사도 공동체의 평화는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여섯째, 양성장은 환대하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제자 공동체는 모든 상황과 처지에 속한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열린 공동체였다. 이러한 공동체의 모습은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더 잘 드러났다. 따라서 손님에 대한 환대와 내어줌은 제자 공동체의 특징이고, 이는 아시아의 그리스도교 수도 공동체에서도 드러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양성장은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공동체로 인도해야 한다. 제자들과 함께 하신 예수님 공동체의 특징 중 하나는 가난한 이들과 연대한 것이었다. 하느님을 깨달음은 이웃 안에서 하느님 현존을 인식하고 이웃 안에 있는 하느님께 봉사로 연결된다. 형제와의 유대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하느님도 깨달을 수 없다. 특히 가난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개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덟 번째, 양성장은 단순한 생활방식과 열린 대화의 공동체로 이끈다. 사도학교와 제자 공동체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설득력 있을 정도로 단순한 생활양식이다. 그래야 모든 사람, 심지어 가난한 사람도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며, 동시에 증거하는 공동체가 된다. 그러기에 아시아 제자 공동체에서는 인간의 욕구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양식을 보여 준다. 이러한 단순한 생활양식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도록 도와준다. 상호간의 대화나 종교간 대화는 상대나 다른 교의를 이해하는 것 이상의 친교행위, 곧 종교체험을 나누는 것이다.
아홉 번째, 양성장은 자유롭게 유연하게 영성생활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성령께서 각 사람 안에서 기도하도록 자유롭게 내버려두고, 나름대로 성령의 움직임에 응답하도록 돕는 기도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아시아 제자 공동체에서는 개인의 기도를 통하여 각자 자신의 중심을 발견하고 모든 이미지와 생각을 넘어 자기 존재의 바탕에 잇는 하느님을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개인이 절대적인 자유로 생의 목적을 이루고자 예수님을 통해 계시된 하느님을 추구하고 깨달음에 헌신하게 될 때에야 가능하다.
5.4.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과 수도자의 본질의 내면화
봉헌생활은 무엇보다 하느님을 생의 의미로 추구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 아시아 종교에서는 깨달음의 길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 지식의 길로써 한 사람의 영적 자아와 신적 본성에 대한 직관적 이해의 길이다. 이 길은 끊임없는 성찰과 관상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둘째, 헌신의 길로써, 하느님과 합일은 사랑과 헌신을 통해 실현된다. 이 자세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과 신뢰에 찬 승복의 자세이다.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이 길은 인간이 사랑하고 예배할 수 있는 인격적 하느님으로서 하느님을 인식을 중심으로 한다. 기도, 예배, 덕의 실천이 이러한 표현이다. 헌신의 길은 하느님만이 구원자이시라는 확신으로 하느님께 전적으로 승복하도록 요구한다. 셋째, 섬김의 길이다. 해방과 깨달음을 위한 책임 수행이며 사심없는 행동의 길이다. 이탈의 정신으로 하는 행동, 사심없는 섬김의 길의 본질로서 결과를 바라지 않는 행동의 개념을 제안한다.
이처럼 아시아 봉헌생활 양성은 신에 대한 깨달음의 이 세 가지 길을 고려해야 한다. 사실 공부와 기도는 오랜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오랜 세월에 걸쳐 이해되어 온 수도원 생활의 전형적인 차원이다. 아시아 제자 공동체는 사회적 행동과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를 통해 하느님과 합일을 이루는 장소이다. 이를 위해서 비움이 전제된다. 인간은 삶의 가장 숭고한 동기인 신에 대한 깨달음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 대가는 자신을 비우고 포기하는 마음의 자세이다. 그리고 포기는 금욕적인 생활로 초대이다.
마음의 평정, 진철, 침묵, 극기와 애정의 정화 등은 정신의 금욕을 구성한다. 이로써 오롯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애착하는 것, 온전하고 갈라짐 없는 하느님 중심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 사명수행을 행하는 제자들의 삶이다.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일은 제자들의 사명이다. 그러기에 양성의 주된 임무는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준비시키고 다른 사람들의 하느님 체험을 도와 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아시아 종교전통에서는 모든 수도자들로 하여금 관상에 대해 새로이 성찰하도록 초대한다. 관상이야 말로 단순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아시아인들은 영적인 사람, 그리스도 안에 깊이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 그래서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어 줄 사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이는 아시아 수도자가 해야 할 시대적 선교임무이다. 따라서 봉헌생활자에 대한 양성은 모두 이러한 일차적이고 시대적인 임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체험을 동시대인들과 나눌 수 있게 되고, 자기 내면에서부터 있는 그대로 그들이 사는 사회 종교 환경과도 충분히 통합될 수 있다.
나오면서
봉헌생활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사항은 하느님 체험,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과 하느님 나라를 증거함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과 수도생활에 대한 신학적 이해에 있어서 그리스도를 따름과 그분의 제자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제자됨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제자의 길은 스승을 따르도록 요청하며 그분의 사명에 참여하도록 요청한다. 제자됨은 예수님의 존재와 삶과 행동방식을 살아가는 기억이 되도록 봉헌생활을 도와준다. 이것은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자라도록 허용하는 과정이고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사람이 되는 일이다. 자신 안에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재현하고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양성이란 마치 제자들이 예수님의 사명에 동참하도록 뽑히어 양성을 받았듯이, 피양성자들이 제자들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실현하고, 어떻게 그 사명에 동참해야 하는지에 대한 긴 준비과정을 거치는 과정이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자신의 삶과 운명을 같이하고 이 세상에 그분의 사명을 실현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이 길은 그분께 대한 철저한 믿음으로 이루어진다. 이 믿음은 또한 하느님 체험과 연관된다. 다라서 양성임무는 개인이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준비시키고, 그렇게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들의 하느님 체험을 돕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참된 제자의 길은 새로운 견해와 계속적인 변화에 개방되어, 우리 모범의 근원이신 분을 잊지 않은 채 새로운 인간이 되려는 역동적 움직임을 요구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성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가 인격적으로 체험하고 살고 사명을 수행한대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제자들인 새로운 존재가 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다. 불안함에서 안전함으로, 자기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으로, 두려움에서 자유로, 개인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 비전속적 자유 활동에서 소속감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양성의 역동성은 양성의 토착화 측면을 중요하게 다룬다. 따라서 아시아 수도자들에게는 아시아의 그리스도를 제시해주는 것과 아시아에서 의미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수도자의 존재를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아시아의 다른 종교 수도자들의 양성과정에 바탕을 둔 수도생활 이해를 분명이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봉헌생활을 위한 역동성 양성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사회 문화 및 교회 현실을 고려하여 양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추구하는 사람이 지닌 마음과 개방성을 아시아 얼굴을 지닌 참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로 나아가도록 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수도생활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착화 과정도 항상 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그리스도께 대한 아시아의 이미지를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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