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창세기)

하느님 백성의 기원

마리아 아나빔 2010. 8. 20. 20:24

 

 

                                 하느님 백성의 기원과 약속의 시대 (창세 12-50장)

 

하느님 백성의 기원

 

 

   성서에서 인류의 태고사(창세 1-11)아브라함의 역사로 넘어가는 분기점은 아무런 단절이 없이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일어난다. 노아의 큰 아들 셈에게서 이어지는 희미한 혈통이 아브라함의 가계로 넘어간다(창세 11, 10-32). 다만 성서 저자는 노아와 아브라함 사이에, ‘명성을 떨치려는’ 인간 욕구의 실패,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경륜을 벗어나 영광과 명예를 찾는 마지막 태고사 바벨탑 이야기를 삽입한다. 그 실패담에 이어서 세상이 감지하지 못할 불후의 영광과 위업에로 인간을 이끌어가는 전혀 새로운 역사가 막을 올린다. 이제 주도권은 전적으로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 하느님이 인간의 수준으로 내려오신다. 현행 본문에서 이 시작의 완전한 새로움을 이해하는데 익숙지 않는 독자에게 성서적 전통 체계는 방해가 된다.

 

   이스라엘이 과거를 의식적으로 반성하고 이를 기록할 무렵은 하느님의 가호 아래 이미 여러 세기를 살아온 후였다. 그때에는 벌써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나의 계시가 되어 있었고, 예언자들의 영감 받은 말씀에 의거하여 해석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역사에 개입하신 하느님이 곧 태초부터 계시고 아브라함 이전에도 사람들 사이에 현존하시던 하느님이심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 성조들의 변천사는 태고의 전승 단편들과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었던 것이다.

 

   창세기 저자가 부각시키고자 하는 진실은 하느님과 인간관계의 역사에서 절대적인 의미로 그 시작이 아브라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원조의 타락 이후 그 효력을 회복하였다는 것이다.

 

 

약속의 시대

 

 

   성서학자들은 중동의 역사를 토대로 하여 아브라함과 다른 성조들의 연대를 기원전 1800년에서 1500년 사이로 잡고 있다. 고고학의 발굴에서 얻어진 자료로써 히브리 성조들에 관한 대부분의 아리송하던 것들이 밝혀졌고, 성서가 기록되던 당시에는 이미 사라졌던 그들의 관습과 용기(그릇)까지 확인하게 되었다.발굴과 탐사가 쌓아올린 지식들은 자연히 성조들의 역사를 충분히 알려지고 한정된 역사적 궤도에 연결시키면서 납득이 되게 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애를 움직였던 내밀한 힘이나 그들의 결정과 외적인 활동들을 일으키는 것들에 대해서는 결코 설명하거나 문서화할 수 없을 것이다. 실로 그들의 정신세계에 어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으나 외부세계는 전과 다름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아브라함에게서 비롯된 히브리 민족과 그리스도교의 계시가 어디까지나 인격적인 차원의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어지는 성서의 관심은 성조들의 생애 중에서도 종교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 무렵에는 계시가 초보 단계에 그쳤으며, 아브라함의 가문이라는 조그만 테두리 안에 국한 된다. 구원의 역사가 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출생, 결혼, 죽음 등 가정의 중요한 사건들과 섞이게 된다. 이제는 이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인간의 생활에 개입하시고 당신을 드러내시고 계약을 맺으시고 대화를 나누시도록, 말하자면 기회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하느님의 그 개입과 대화는 상상도 못 할 만큼 폭넓어지고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 계약이란: 하느님과 인간(백성) 사이의 약속 관계를 의미한다. 구약에서 하느님의 이스라엘 백성과 인격적 관계를 중심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충분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유로운 은혜의 행위로써 선택되어 맺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역사는 계약의 역사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명 7, 6-10)

 

 

 

 

 

※ 참고문헌: 구약성서 입문, 안토니오 지를란다/ 성염, 바오로 딸, 1996, p.18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