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첸시안 영성의 단상

가치에서 덕으로: 열성 (From value to virtue: Passion/Zeal)

마리아 아나빔 2020. 8. 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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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에서 덕으로: 열성 (From value to virtue: Passion/Zeal)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북돋으려는 바램으로, 빈첸시오 아 바오로 회칙은 회원들에게 열성을 주요 5대 덕목 중 하나로 실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모든 이의 완전하고도 영원한 행복을 위한 열정으로 묘사되는 열성은 (회칙 2.5.1) 지상의 것과 천상의 것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볼 수 있다. 회원들은 사람들의 삶을 통합적으로 돌보아 지상에서의 안정된 삶과 영원한 삶의 완성으로 향해가는 영적 건강을 위해 일한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열성은 굉장한 친절을 의미한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열성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열성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데 대한 열정이요,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열정이자 사람들로 하여금 온 세상 구원이라는 선물을 깨닫도록 하려는 열정이다. Diccionario de la Real Academia 사전에서는 열성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하느님의 영광과 영혼 구원을 위한 효과적인 사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어떻게 열성을 정의하든, '강한 의지'를 갖는다는 것이 열성을 구분 짓는 특징이다. 우리는 극단적이긴 하지만 효과적인 사랑, 섬기고자 하는 열정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열성은 우리의 감각, 아이디어, 애정 등을 아울러 이 모든 것들을 우리의 이상이 실현되도록 봉사하는데 사용되도록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은 그 이상에 가까울수록 의미를 가지게 되고, 이상이나 열성이 약해질 때 그 가치를 잃게 된다. 따라서 열성은 단지 어떤 감성이나 일시적인 의욕이 아니라 사랑에 의해 길러지고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에 대한 효과적인 봉사에 기반을 두고 계속 자라나는 힘인 것이다.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의 열성은 단순히 동기부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과 이웃에 대한 영적인 돌봄에 관한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열성은 바로 복음 전파자에게 은사로서 주어지는 덕, 즉 우리 빈첸시안 카리스마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덕이라 하겠다. 이렇게 열성은 자비와 선교사명(mission)의 정신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 열성은 자비에 의해 고무되어 생기는 역동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선교사명에 더 투신하도록 이끄는 힘이다. 빈센트 성인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만일 하느님의 사랑이 불이라면, 열성은 그 불꽃입니다; 만일 사랑이 태양이라면 열성은 그 광선입니다 (CCD:XII:250).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그들 존재 깊숙한 곳에서 그들을 행동하도록 이끄는 그 열망 때문에 한가히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리스도를 위해 영혼을 구하려는 열망으로 이 곳 저 곳을 여행했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가슴에 선교적 열망으로 불이 타오르고 있는 이미지가 열성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프레드릭 오자남은 열성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얻었던 믿음의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지구가 차가워져 버렸습니다. 이 지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여 살려내는 것은 바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몫입니다. 프레드릭은 이 복원사업이 종교인들만의 일이 아니며 평신도가사제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모든 민족의 구원을 위한 일에 투신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따라서 프레드릭은 그리스도인 성소를 교회의 사명에 투신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프레드릭이 대학이라는 환경에 자신을 투신하여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교 정신을 심어주었던 이유였다. 젊은이들에게 가톨릭 신자가 되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상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일, 종교와 자유를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던 그의 말은 지금까지도 일리 있는 말이다. 그는 어떻게 이런 신념을 가지게 되었고, 어디에서 그 신념을 굳힐 수 있는 힘을 얻었을까?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믿었던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신앙이었고 그리스도교 원리에 입각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불타는 갈망이었음에 분명하다.

 

빈센트 성인과 프레드릭 오자남의 삶에서 드러난 증거, 그분의 양식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것(요한 4:34) 뿐이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필리 1:21)라고 했던 사도 바오로의 말씀, 복음선포란 강요된 의무가 아니라 인간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사실... 이 모든 것들을 생각해볼 때, 열성은 다름 아닌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덕이라 할 수 있다.

 

종종 우리는 사랑을 감정적인 충동이나 부드러운 감정이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랑은 감정이라기보다는 에너지이며 정감적이기보다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더 가깝다. 사랑은 감정이고, 부드러움이며, 에너지이자 동시에 역동적 움직임이지만 무엇보다 그것은 창의성과 관심인 것이다. 플라톤은 사랑을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은 상상력을 발휘하고, 직감을 사용하며, 민감성을 끌어내고 보다 아름답고 인간다운 현실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사랑은 다른 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랑 받는 이를 중심에 두며 이웃의 안녕에 대한 열정을 갖게 만든다. 이 열정은 바로 각 개인이 형제 자매의 구원에 대해 염려하도록 만들고 그들의 삶을 나누고 가난한 이들이 그들 삶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주는 열정이다. 사랑의 딸회의 모토는 지금껏 우리가 얘기한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를 재촉하니..(고린토 25:14). 다시 말해 우리가 말하고 있는 열성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나오고, 우리로 하여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하는 사랑이다.

 

자비와 선교라는 우리의 카리스마 때문에 빈첸시안들은 열성의 덕을 실천하는 데 있어 계속 성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새로운 복음화의 시대를 맞아 다양한 단체의 모든 회원들은 자비의 실천에 점점 더 투신함으로써 교회의 사명에 동참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하느님과 그분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큰 열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다음의 항목들을 길러나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 예수님께 대한 열렬한 믿음을 갖는다면,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화에 투신하게 하고, 그러한 우리의 삶을 통해 그 같은 복음화 사명에 다른 이들 역시 참여하게 할 것이다.

- 하느님의 뜻에 우리 자신을 맡김으로써 우리의 시간과 마음을 온전히 내어놓을 수 있게 되는 것. 이것은 다시 우리를 교회가 원하는 곳에 머물게 하고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에서 복음의 증인이 되게 한다.

- 그리스도를 위해,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몸 바친 이들의 고동치는 심장은 그들에게 선교적 절박함을 느끼게 해준다.

- 우리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열정적 사랑과, 똑같이 열렬하게 우리 존재 깊은 곳으로부터 생겨나는, 가난한 우리 형제, 자매를 위한 사랑; 이는 확장되어 밖으로 뻗어나가는 사랑이며, 우리의 투신을 드러내어 주는, 활활 불타오르는 사랑이다.

 

by Santiago Azcarate, CM on December 1 2016 in Formation, Reflections

스페인어를 영어로 번역: Charles T. Plock,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