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길잡이

시편의 저작 시기

마리아 아나빔 2011. 8. 20. 11:04

 

 

 

                                             시편의 저작 시기

 

 

 

      시편의 저작 시기에 대해서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사실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이미 오래 전부터 시편이 성소를 중심으로 있어왔으리라는 것다. 이스라엘의 역사 초기에 만들어진 시문과 찬양가를 통해 다음을 알 수 있다. 하나, 언어 표현의 형태인 시문은 초기 이스라엘의 고유한 것이다. 둘, 시문은 인간의 깊은 감정과 통찰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도구였다. 즉 기도와 찬양과 예배와 지혜와 슬픔 등이 모두 시문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끝으로 특별한 경우에 시문에 음악이 수반되었다. 이런 노래들은 이스라엘 역사 초기부터 글로 기록되고 ‘책’(두루마리나 서판)에 수록되었다. 그리고 후대 시편의 형성은 이런 전승과 관습으로 인한 결과이다.

 

 

      둘째, 왕조의 탄생과 함께 궁전, 특히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시편의 저작과 편집이 활발했으리라는 것이다. 현재의 시편 집에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두 부분으로 나누는 586년의 유배 이전의 것도, 그 이후의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개별 시편들을 유배 전후로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배이후 귀향과 더불어 제2성전에서 시편의 수집 내지는 편집이 전례 복구와 함께 이루어졌다. 그래서 시편집 전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핵심 부분은 바로 이 제 2성전의 ‘성가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어느 시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또한 수집과 편집 과정에서 옛 시편들이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시대의 필요성에 따라 부분적으로 수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시편들이 어느 정도까지 수정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역시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

 

     시편의 저술시기와 관련하여 한 가지 근본적인 사실은 구약성서의 종교가, 그리스도교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종교라는 사실이다. 하느님께서는 역사 안에, 역사를 통하여, 구체적인 역사적 인간들에게 역사하신다. 시편 역시 구체적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오심’에 대한 인간 쪽에서의 응답이다. 곧 역사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에 대한 인간 쪽에서의 대답이다. 시편을 읽고 시편과 함께 기도하는 우리로서는 이러한 시편의 역사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시편의 역사적 상황을 ‘추리’해내는 데에 모든 것을 걸어서도 안 된다. 시편의 역사적 상황을 알았다고 해서 시편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결코 없다. 그것은 이해의 한 전제, 그것도 필요불가별한 것이 아닌 하나의 전체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시편 작가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 세게는 시편 작가의 외적인, 역사적인, 세계가 아니라 내적인 세계, 그가 자기의 시를 통해서 그려내는 세계다. 시의 세계, 시 본문의 세계를 경험함, 이것이 훨씬 더 본질적이며, 시편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이다.

 

 

      시편의 편집은 첫째, 개별 시가 만들어진 단계, 둘째, “주님의 전쟁기”나 “야사르의 책” 같은 작은 시집을 형성한 단계,째, 작은 시집들이 더 큰 형태의 시집으로 결합하는 단계, 넷째, 이런 시집들과 다른 개별적인 시들을 합하여 편집하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시편에 달린 작은 제목들에서 알 수 있다. 이 표제가 시편 전체를 편집한 사람들의 작업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제목은 특정한 시를 특별한 사람이나 특별한 시적 상황과 결부시킨다. 따라서 제목은 시편이 한 권의 책으로 형성되기 이전의 초기 시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무튼 시편의 편집 작업이 완료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시(詩)들은 왕조 이전 시기부터 유배 이후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걸쳐 만들어졌고, 기원전 4세기경에 현재의 시편 형태로 편집되었다고 본다.

 

 

 

 

 

※ 참고문헌: 당신말씀 나의 등불, 임승필, 성바오로출판사, 1992. P 27-29.

                 시서와 지혜서,(성서사십주간), 영원한 도움 성서연구소,

                 성서와 함께, 2007, P.9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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