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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를 읽고

마리아 아나빔 2012. 10. 23. 21:40

 

                             

                               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를 읽고

 

                                                                                                    

                                                                                                             - 마리아 아나빔 -

 

 

샤론 베글리가 지은 이 책은 「마음 수행」이 우리의 뇌에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서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예들을 통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즉 생물학 연구에 있어서 최고의 검증 방법이라 할 수 있는 동물실험의 결과, 음악가나 죄졸중 환자, 난독증 환자, 청각 혹은 시각장애인, 강박장애나 우울증의 뇌의 변화의 사례들을 통하여 「뇌의 가소성」과 그것이 갖는 힘으로 인해서 우리의 삶과 뇌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고 변화될 수 있는 세계를 열어주는 것으로 나의 의식의 세계를 확장 시켜 주었다.

 

 

특히 달라이라마와 티벳의 「마음 수행」의 수도승들의 경험과 체험이 현대 과학과의 만남과 접목을 통하여 경험과 실증주의 사고를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의 힘과 에너지 특히 마음 수행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자비 수행」이 뇌의 변화를 촉진하고 더 나아가 인간의 삶과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음은 참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마음과 뇌의 상호교류가 가능함 이것은 뇌의 가소성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원판불변의 법칙’을 깨뜨리고 있다. 또한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 신학적 인간학에서 말하고 있는 인간성이 무한히 변화 가능함에 대한 예증이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무한히 변화될 수 있는 존재, 특히「사랑」 안에서 변화될 수 있음을, 달라이라마는 불교의 자비 안에서 가능함을 힘 있게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이 ‘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은 인간의 사고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21세기의 새로운 코폐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 된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마음 수행에 따른 뇌의 가소성, 이것은 또한 교육학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즉 인간의 본성이 환경과 교육에 의해서 좌우되고, 잘못된 교육 또한 좋은 환경에 의하여 변화될 수 있음에 대한 시사이다. 이 얼마나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시대에 많은 가정의 해체에 따른 아이들의 잘못된 인성 교육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쁜 소식이고, 훌륭한 교육이 인간과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다. 부정적인 심리와 마음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은 교육과 우리 시대의‘마음 혁명’에 대한 도전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말한 믿기만 하면‘이 산더러 저 바다에 던져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라고 한 말에 대한 과학적 증명이고 기적이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많은 사건과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간다. 그러한 가운데 행복하기보다 불행하게 살고 있다. 이러한 불행이 한 인간이 자란 환경, 교육, 사회적 상황의 탓으로만 돌리고 그것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마음과 의지의 수행에 의해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나의 삶의 질과 미래가 내가 선택한 나의 행동에 의한 것이며 내가 누구인가 역시 바로 그 선택에 달려 있다는 참으로 자유와 책임감이 요구되는 것임을 자각하게 한다. 바꾸어 말하면 참된 인간 교육은 바로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과 삶을 만들어 가게 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또한 마음 혁명이라 할 수 있는 뇌의 가소성은 인간의 유전인자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는 현대의 사고를 뒤집어 놓게 한다. 유전자 결정론적 사고는 인간의 노력과 창의성을 상실케 한다. 이러한 사고는 과학적 사고와 함께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이 책은 이러한 사고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마음이 유전 인자조차도 바꿀 수 있음의 가능성까지 이야기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함을 증명한다. 마치 현대의 질병들이 마음의 수행으로 인하여 치유될 수 있음과 같다. 즉 인간의 유한성이 하느님의 무한성과 닿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고는 인간의 삶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다. 물질문화가 만연한 세상에 정신문화가 자리할 여백을 마련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잠재능력이 무한함을 알려준다. 이 말은 참된 교육이 인간을 무한히 성장시키는 것임을 암시한다. 부족한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 잠재능력의 개발은 인간으로 하여금 균형 잡히고 통합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음의 여지를 준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꿈꾸었던 교육방법론이고 참된 인간교육을 지향하고자 한 많은 교육자들의 이상이다. 즉 인간 중심의 교육이고 인간의 행복을 도와주는 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시대의 교육은 많은 반성의 여지를 갖고 있다.

 

 

그것은 또한 인간을 창조한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과 뜻이 담긴 것이다. 그 안에 인간의 하느님의 모상성과 존엄성을 모두 갖고 있다. 인간이 창조된 자기 고유의 모습으로 온전해지는 것 이보다 더 완벽하고 아름다운 교육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것을 이 책은 어머니와 순진무구한 아기의 사랑과 같다고 피력한다. 그 사랑을 키워나가면 언젠가 온 마음에 가득차게 된다는 것 그리고 어느 때가 되면 조건 없는 사랑에 이르러 더 이상 다른 생각에 방해받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완전한 사랑 즉 아가폐적 사랑으로 충만된 인간의 모습이다. 또한 신적사랑으로의 초대이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되어야 할 완성된 모습이다. 그것은 오직 충만된 사랑으로 채워진 마음과 그 마음의 수행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적 지식과 교육만을 추구하고 정서적이고 인문적인 학문을 배제해온 이 시대의 교육이 돌아보아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이 책은 또한「마음 수행」을 하는 영성생활이 인간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임을 더욱더 확신케 하는 기회가 되게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 사람의 수도자로서「마음 수행」에 몸 닫고 살아가는 수도생활에 대한 더 많은 비전을 가지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진정 참된 것임을 더욱더 확인하게 한다. 또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에 종교 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인식케 한다.

 

 

수도 삶은 보이는 세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세상과 그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마음이나 정신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육체와 그 안의 뇌는 보이는 존재들이다. 마음 수행이 뇌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뇌의 가소성’은 보이는 세상의 것들이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것에 의해 움직이고 영향 받고 또한 서로 통교를 이룬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준다.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일침을 준다.

 

 

내가 사는 수도 삶은 도래할 새로운 세상의 삶에 대한 예표로써의 삶이다. 이 삶이 세상의 것들과 상반된 듯한 삶이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하여 현대적 시각으로 다시 한번 더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또한 많은 것을 잃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종교 교육이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과 반성이기도 하다. 그것은 무한한 사랑으로 사람들과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일임을 이 시대에 새삼 소명으로 느낀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처럼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에 대한 교훈이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하여 현대인들은 많은 가치관과 이데올로기에 노출되어 자신의 것을 찾기조차 힘들어 한다.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도 막연하다. 특히 젊은이들은 더욱더 그러하다. 이것은 그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식별하고 선택하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운다. 또한 참된 삶과 행복의 열쇠가 ‘마음’에 있다는 것, 그 마음은 무엇보다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다는 것 것에 대한 소중한 발견이다. 따라서 이것은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유산을 남겨주는 것이다. 즉 그것은 인간에 대한 소중함이고 그 인간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변화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에 대한 확신과 희망이고 서로에 대한 기대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뇌에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