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서 덕으로의 나아감: 단순성
(From value to virtue: Simplicity)
빈첸시안으로서 성인을 본받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더해가기 위해 길러야 하는 덕목을 나열하면서, 회헌은 솔직함과 통합, 진실성으로서의 단순함의 덕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리얼 아카데미아 에스파뇰라 (Real Academia Española) 사전에서 보면 단순함은 "인위적이거나 꾸며지지 않음”으로 정의된다. 단순함은 허식이나 과장이 없는 것, 어려움을 야기하지 않는 것을 뜻하며, 또한 조작이나 눈속임이 없는 사람, 그 사람이 의미하는 바가 그대로 말로 표현되는 사람을 칭할 때 쓰인다. 따라서 단순성이란 진실됨, 겉과 속이 같음, 정직함 등을 말하며, 단순한 사람이란 분명하고 믿을 만하며 진실성과 일관성을 갖춘 온전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단순성이 예수님의 성품을 묘사하는 덕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레 연결된다. 예수님은 단순하셨고, 온화한 성품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이셨으며, 당신을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내셨다. 예수님께서는 진실을 사랑하셨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을 아주 싫어하셨다. (마태 23장) 또한 늘 당신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던 단순한 사람들과 어울리셨다. 그분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마태 11:25)" 하며 아버지께 감사들 드리시고, 사람들에게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마태 10:16)" 되라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라고만 (마태 5:37)" 하라고 가르치신다. 요한 복음사가의 말처럼 예수께서 진리이시라면, 그분에게서 속임수나 혼란스러움 혹은 어떠한 계략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진리이신 그분께는 단순성과 개방성, 진실함만이 적합하다 하겠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래 신학자들과 영성저자들은 단순성을 진실성과 밀접한 덕으로 간주해왔다. 단순성은 사람들이 진실을 보고, 진실을 말하고, 진실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진실의 한 단면인 것이다. 아마도 단순성은 이중성과 거짓을 멀리하게 하고 정직함과 나눔, 신뢰를 가능케 하는 "진실에 대한 열정"이라 정의될 수 있을 것 이다.
인간으로서나 그리스도인으로서 단순성이 우리에게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오늘날 세상에서 보여지는 온갖 모순들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때로 우리는 단순하고 진실한 사람들을 대하며 기쁨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피상적인 것을 추구하게 하고 개인의 약속에 대한 불충실성을 유발하는 '외모' 중심의 문화, 불분명한 말들을 사용하고 속임수에 능하게 하는 문화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순성을 지닌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몇 년 전 유명했던 노래에서 '단순해지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표현도 볼 수 있지 않은가.
빈센트 드 뽈은 단순성에 대한 크나큰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는 종종 단순성을 '나의 복음'이라 칭하며 당신께서 가장 큰 가치를 두는 덕이라 말하곤 했다. 사랑의 딸들에게 "나는 어떠한 것들에 대해 말할 때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데 대해 특별히 마음을 쓰며 거기에서 위안을 얻는다."라고 강화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단순성과 대치되는 태도들, 거짓, 이중성, 위선, 허영, 인간중심, 속임수, 다른 이들을 만족시키려는 마음, 흉내내기, 말의 모호성, 다른 이에게 잘 보이려는 성향 등, 많은 영성저자들이 반드시 피해야 할 것으로 간주하는 요소들을 추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중 어떤 것이 단순성과 정반대의 개념인지 가리기보다는 그리스도 영성과 빈센트 영성을 특징 지울만한 덕을 찾아내어 기르는 것이 우리 빈첸시안들에게 더 도움이 될 듯싶다.
첫째,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 진지하며 솔직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진실을 말하고 증언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핵심 가치인 것이다. 예수님께서 진리이시므로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도 그분처럼 진리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빈첸시안은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들, 약속을 이행하는 통합된 사람들, 투명성과 충실성, 그리고 열심한 태도로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
둘째, 단순성은 우리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예수님 안에서 진리를 발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은 거울을 보듯이 그것이 분명하지 않고 눈이 가리운 채 살아가게 됨을 부인할 수는 없으므로 끝없이 진리를 찾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계속되는 그 여정 중에 다른 이를 받아들이고, 듣는 자세를 배우며, 계속 양성에 참여하고, 다양성과 의견교환에 열린 자세를 키우게 된다.
회헌에서 단순성은 우리가 완전하고 진지하며 책임감 있게 삶을 살도록 해주는 통합성이라는 특징으로도 설명된다. 더 나아가 그것은 부패와 허영, 진부함이나 꾸밈을 멀리하고 정직과 존중을 우리 삶의 결정적 요소로 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단순성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간주한다. 빈첸시안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그분을 사랑하며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분을 섬기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 분께서 사셨던 방식대로 단순하고 검소한 삶, 정돈되고 치우치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 삶의 방식이 단순성과 존엄성이라는 기준으로 나아가지 않는 이상 우리의 삶과 소명은 그 신용을 잃게 된다. 단순성이 아름다움의 결여나 평범함과 혼동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단순성은 참된 것을 길러내는 기술이다. 참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며 훌륭한 맛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한 삶을 살아내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영어로 번역: Charles T. Plock,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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