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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즈(John. Rawls)의 사회정의론(正義論)

마리아 아나빔 2011. 1. 23. 11:30

 

 

 

                                           존 롤즈(John. Rawls)의 사회정의론(正義論)

                                                                                                                        

                                                                                                                                  마리아 아나빔

 

 

 들어가면서

 

      인간은 권리의 보장을 통해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는 자유와 평등의 권리이다. 즉 인간의 삶은 개인의 자유로운 자기실현을 통한 자유주의적 자기신장과 최소한의 기본적 삶의 보존인 인간적 삶의 구현을 위한 제반가치들의 평등한 분배들이 동시에 요구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권리가 동시에 보장받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자유를 중시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심각한 불평등의 문제를 낳게 되었고, 또한 평등을 중시한 사회주의경제체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문제점을 낳았다.

     존. 롤즈(John. Rawls)의 ‘사회정의론’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려는 노력, 즉 자유의 테두리 안에 평등주의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을 해결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서 개인적으로는 이 주제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매우 관심이 있는 주제이기에 특별히 선택하였다.

 

 

. 존. 롤즈(John. Rawls)의 사회정의론

 

     현대의 윤리적 위기상황과 철학적 대응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철학적 단초로서 롤즈의 ‘사회정의론’ 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을 것이다. 롤즈의 정의론은 고전적 공리주의의 정의관에서 부족하였던 점, 즉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유전되어온 개인적 자유의 우선성이라는 선취적 부동점을 재확인하면서도 민주주의적인 분배적 평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흔히 “복지 국가적 자본주의의 평등주의적 유형에 대한 철학적 변명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또한 롤즈의 사회정의론이 철학적 정의론으로서 중대한 분기점을 형성하였는데 이것은 그러한 결론이 단순한 직관적 언명에 의존하거나 혹은 도덕적 개념과 용어의 메타윤리학적 분석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사회정의론은 자유주의의 초기 전통에서 유전되어온 사회계약론의 자연 상태라는 개념을 공정한 가상적인 조건하에서의 합리적 개인들에 의한 정의원칙의 선택상황으로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실질적인 철학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으며, 바로 이 점이‘공정성으로서 정의(jusitice as fairness)’라는 구호로 요약되는 롤즈의 사회정의론이며, 또한 이것이 지난 70년대 이후 도덕철학 및 정치철학에서의 “거대이론의 복귀(the return of grand theory)"와 그 후속적인 규범적 논쟁들의 중대한 촉발제가 된 것에 롤즈의 사회정의론이 지닌 중요성이라 할 수 있다.

 

1.1. 사회 정의론의 개념

 

     롤즈의 사회정의론은 공리주가 높은 효율성과 민주적 절차의 일상적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소수의 피해자를 토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하며 절차적 공정성(Fairness)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게 된다. 즉 공리주의가 새로운 근대의 사회 철학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졌지만, 바로‘공정으로서의 정의’(Jusitic as fairness)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롤즈는 사회 철학적 중심주제는 바로 정의(Justice)의 문제로써 이는 사회가 개인에게 이익과 부담을 동시에 준다는 특성 때문에 정의원리가 요구된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말하는 사회정의론의 원리는 이익과 부담을 올바르게 분배하는 분배의 원리로 간주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 정의론은 어떤 종류의 정의 판단을 특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기본구조(basic structure of society)만을 대상으로 하며, 이에 그가 말하는 사회의 기본구조란 사회의 주요제도들이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를 분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를 갖춘 사회가 바로 질서 정연한 사회(well-ordered society)가 되며, 여기서 질서정연한 사회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정의 원리를 받아들이고 있고, 이 사실이 모두에게 알려져 있는 시회를 뜻한다. 즉 자유의 테두리 안에 공정한 분배의 원칙이 이루어진 모델을 의미한다.

 

      이러한 롤즈의 사회정의론은 사회계약론의 전통에 서 있는 것으로써 계약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정의의 기본 원칙은 관련 당사자들 사이의 계약 또는 합의에 그 기원이 있으며, 이는 또한 정의의 원리의 정당성의 원천에서 기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롤즈의 정의론의 계약론은 종래의 사회계약론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계약의 상황에 대한 그의 독특한 규정에 있는데, 이것이 바로 ‘무지의 장막’(the veil of ignorance)이다. 즉 계약 당사자들은 사회에서의 자신의 지위, 계급, 부, 자신의 능력, 지능, 힘, 가치관 독특한 심리적 특성 등을 모르는 것으로 가정된다. 이 무지의 조건은 계약의 상황을 공정한 상황으로 만들고 또 실질적 합의를 가능하게 하기위한 장치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장치는 계약 당사자들이 자기의 특수한 처지를 몰라야 이들이 보편적이고 공정한 관점에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롤즈는 또한 계약 당사자들이 합리적이고 상호 무관심한 사람들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는데 이것은 사실 우리의 도덕적 사고를 규제하는 규제원리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즉 우리는 서로 무관심한 듯이 사고하기를 요청받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은 재화의 분배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분배방식을 규정하는 것이 바로 그들이 합의할 정의 원리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즉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이 충분한 공정성을 구현하는 것이 근간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써 원초적 입장이라는 공정한 절차의 산물인 정의의 원리가 그러한 점에서 공정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보다 합리적인 생산의 제고를 위해서는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하며, 동시에 그것이 정의적 분배원리에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즉 어떤 불평등이 기준적 평등상태와 비교하여 모두의 처지를 개선시키는 이익을 준다면 이들은 그 불평등을 받아들일 것이다. 단 자유라는 기본적 재화는 다른 재화를 더 많이 얻기 위한 근거에서 제약될 수 없다는 단서가 붙는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 해도 누가 자유를 잃은 노예가 되기를 원하겠는가? 평등한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롤즈가 말하는 사회정의론에 있어서 자유의 절대적 우선성이 된다.

 

 

Ⅱ. 사회 정의론의 원리

 

     롤즈에 따르면 정의는 <정당화 될 수 없는 자의적인 불평등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신의 이기적 이익추구와 개인적 목적달성을 원하는 이기적이며 이러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 인간사회는 항상 자연적인 불평등과 인위적인 불평등이 실제로 만연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즉 완전한 평등은 현실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론은 <어떤 차등이 도덕적으로 옹호되고 정당화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롤즈는 이런 정당화를 결과의 공정한 결과의 배분에는 찾지 않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찾고자 한다. 물론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결과의 분재가 모두 확보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해주는 정의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롤즈는 절차의 정의를 통해 결과의 정의까지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는 입장을 취한다.

 

2.1. 사회정의론의 기본 원리

 

     롤즈의 사회정의론의 중요성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의의 문제에 접근하는 그의 방법론의 탁월성이며, 다른 하나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 이끌어낸 실질적인 정의관의 설득력이 된다. 근세의 고전주의적 철학자 특히 사회계약론자들 홉스, 로크, 루소, 칸트 등 일련의 사회계약론자들은 합리적인 인간들은 자연 상태와 같은 무정부 상태로부터 자유로운 논의와 합의에 의해 어떤 정부나 국가를 선택할 것인가 결정한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논의와 합의, 즉 계약에 의거하여 우리가 살아가게 될 사회나 국가의 기본헌장을 선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롤즈는 바로 이러한 계약론적 논변을 통해 사회의 기본헌장으로서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바로 롤즈의 방법론의 기초가 된다.

 

2.1.1. 원초적 입장

 

     롤즈가 말하는 원초적 입장이란 계약론의 자연상태와 같은 위치로써 계약이 문제시 되는 최초의 상황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합당하게 해석한 것으로 여기에는 두 가지의 조건이 관여한다. 첫 번째는 인지상의 조건으로써 ‘무지의 베일’(the veil of ignorance)이 있는데 이 조건은 우연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된다. 즉 무지의 베일이란 사회정의의 기준을 선택하는 자가 자기 개인의 우연적인 지적, 체력적, 배경적 조건을 모를 뿐 인간 사회에 대한 일반적 사실(정치·경제 이론 등)은 숙지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이 무지의 베일이라는 가설을 통해서 합의의 문제를 단순화하고 동시에 정의의 실질적 내용으로부터 우연성을 배제하고자 한다. 즉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원칙을 선택하게 하는 우연적이고 운명적인 변수를 괄호 속에 넣거나, 그에 대해서 판단 중지를 하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정의의 실질적 내용에서 우연성을 배제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서 돈이 많은 사람이 기준을 설정하면 부자가 유리하게 기준이 정해지고 학자가 설정하면 지식인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과 같은 경우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동기상의 조건으로써 ‘상호 무관심적 합리성’으로써 이 조건은 정의론이 현실성을 갖추기 위한 것이 된다. 즉 상호 무관심적 합리성이란 당사자들이 상대방에게는 무관심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합리성을 소유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이 조건과 무지의 베일 조건이 결합하여 결국 원초적 입장에 있는 자들은 타인의 선까지 고려하게 된다.

     그러므로 롤즈의 정의론에 따르면 결국 무지의 베일과 상호 무관심이 결합하면 단순성 및 명료성과 이타심까지 보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이상과 같은 가설적 조건을 설정함으로써 도덕 판단을 사려 판단, 타산판단으로 옮김 수 있기 때문에 직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타산의 사려가 바로 정의론이 된다.

 

2.1.2. 사회정의론의 두 원칙

 

     롤즈의 원초적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방법을 토대로 두 원칙에 합의 하게 된다. 제1원리로써는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동일한 자유와 상충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가장 큰 기본적 자유에의 권리를 똑같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대 평등한 자유의 원칙으로써 모든 사람들은 각기 롤즈가 열거한 기본적인 자유를 평등하게 최대한 우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기본적인 자유에는 선거의 자유,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 정치적 자유가 포함되며, 사유재산을 가질 자유, 신체의 자유, 부당하게 체포되지 않을 자유 등이 포함된다. 이것은 종래의 자유주의자들이 내세워 온 자유들이 이런 식으로 보장된 셈이다. 그리고 둘째로 제2원리는 ‘차등의 원칙’과 ‘기회의 균등의 원칙’이 있다.차등의 원칙이란 사회에서 천부적으로 가장 해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 즉 최소 수혜자 계층에서 유익한 결과가 오지 않는 한 부의 차등적 분배는 정당화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회의 균등의 원칙이란 이러한 차등이 용납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모든 사회적 직책과 지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는 조건, 즉 가치 균등의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2원리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사람들의 이익이 되고, 또한 모두에게 개방된 직위나 위치와 관련되어 생겨나도록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된다. 즉 자유는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서도 희생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점에 있어서 롤즈의 원리는 사회 전체의 선의 총량의 극대화를 위하여 필요한 희생을 용인 할 수 있는 공리주의의 관점과 첨예하게 대치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리주의는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보는 일종의 전체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음에 반해 정의의 원리는 개인의 절대적 가치에 기초를 둔 사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상 두 가지 원칙은 롤즈의 이른바 ‘우선순위의 원칙’에 의해 상호관련을 맺고 이는데, 즉 첫 번째 원칙이 두 번째 원칙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계층에게 해택이 돌아가더라도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과 같이 정치적 자유를 위축시키는 사회변화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자유를 완벽하게 보호한 다음에야 비로소 두 번째 원칙에 의해 제기되는 경제적 분배 문제를 고려할 자격이 생긴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논의 될 경우 반드시 가장 불우한 계층에게 해택이 돌아가게 해야 하나, 그것도 모든 사람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받은 후에 비로소 가능한 일이라는 뜻이 된다.

 

     끝으로 롤즈는 정의원리를 선택하는 상황에 대한 설정은 반성적 평형 상태에 이른 우리의 숙고된 판단과 부합된다는 근거에 의해 정당화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숙고된 판단(considered judgment)이란 우리의 도덕감 또는 정의감이 왜곡됨 없이 우리의 판단에 반영될 수 있는 조건 아래에서 만들어진 판단으로 그는 반성적 평형 상태 속의 숙고된 판단만을 정당화의 원천으로 간주한다. 여기서 반성적 평형상태(reflective equilibrium)란 어떤 사태 ‘갑’에 대한 정의감이 즉각적 반응이 보다 추상적인 정의 개념들에 대한 반성에 의하여 수정되거나 조정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사고의 균형점을 뜻한다. 즉 우리는 추상적 원리와 구체적 판단을 반성적으로 상호 수정함으로써 우리가 반성적 평형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