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는 교회 공동체
“ 성경은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 가장 작은 부분하나하나라도 있는 힘을 다 들여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 지금은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를 거지만,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될 것입니다.”
성경을 성경으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올바로 읽고 알아들기 위해서 교회 공동체는 다음의 사항에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에 준해서
「주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말씀」에서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성경은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 즉 교회의 신앙 안에서 성경을 읽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언어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신앙이 필요하지 않는다. 단지 옛 자료를 얻으려고 성경을 읽으며, 고대의 다른 문헌들과 특별히 구분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성서를 문학작품으로 읽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거룩한 경전을 읽는 것은 아니다. 경전이란 우리 신앙에 기준이 되는 책이다. 그러므로 앞에서 말한 여러 방법으로 성경을 읽는다면, 성경은 신앙의 규범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경전이 되는 신앙의 기준은 그것이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의 신앙으로”
성경은 신앙의 책이고 신앙 안에서 읽어야 한다. 이에 간혹 성서학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이들에게 성경을 객관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의구심을 품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이 처음 생겨난 것부터가 교회의 신앙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이 생겨나려면 먼저 하느님 편에서 당신 자신을 계시하셔야 했는데, 이것부터가 인간과 사귀려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약의 역사에서 비롯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교회의 첫 순간이 기록된 것은 신앙 안에서이다. 그것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 아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었다고 할 때, 성경을 기록한 사람은 성령의 비추심에 따라 그 사건들을 하느님의 계시로 알아보고 그 신앙 안에서 그것을 기록했다. 그래서 성경의 기록 안에는 신앙이 녹아있다. 역사적 사건과 그에 대한 신앙, 인간적 요소들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제사가 서로 분리될 수 없이 결합되어 있다. 그런 성경을 신앙이라는 요소를 배제하고 해석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님의 말씀」에서 교황님은 12항을 인용하시면서, “‘성령을 통해 쓰여진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하며(「하느님의 말씀」), 주석가들, 신학자들,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 전체는 사실 그대로 인간의 말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에 다가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성령은 성경을 썼던 저자들에게만 작용하신 것은 아니다. 지금 성경을 읽는 우리를 비추어 주시는 것도 성령이시고, 그 성령이 없이는 성경을 올바로 이해살 수 없다.
“ 성경 해석의 세 가지 원칙”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경 해석을 위하여 제시했던 세 가지은 첫째, 성경 전체의 일체성을 고려하면서 본문을 해석 할 것, 둘째, 전체의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을 고려할 것, 셋째, 신앙의 유비를 고려하는 것이다.(「하느님의 말씀」)
1) “성경의 전체의 일체성” 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려면, 성경의 한 구절을 문맥에서 떼어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생각하면 된다. 아주 단적으로 말해서, 이단으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할 때에도, 앞뒤 이야기를 듣지 않고 한 마디만 가지고 오해를 하면 바로 싸움이 난다. 같은 원리이다.
2) “전체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을 고려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교회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3)“신앙의 유비”라는 는 원칙은 성 이레네오가 제시한 것으로 “성경의 전체의 일체성” 이라는 것이 성경의 한 부분을 해석 할 때에 성경 전체의 문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면, “신앙의 유비”라는 것은 성경 해석이 벗어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이 기준 내지 범위를 한정해 주는 것이 교회의 신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예를 들어 성경의 한 구절을 알아들으려면, 먼저 바로 앞뒤의 문맥을 고려해야 하고 다음으로 동심원처럼 점점 범위를 넓혀가게 된다. 그 책 전체의(ex. 창세기, 마태오등) 문맥을 고려해야 하며, 구약과 신약 전체를 , 또 교회의 전승을 생각해야 한다. 그 가장 넓은 범위가 교회의 신앙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의 신앙이 성경에 규범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신앙이 성경의 계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을 잘못 해석할 위험이 없지 않다고 한다면 여기에 울타리를 쳐줄 수 있는 것이 교회의 신앙이다. 교회의 이단이었던 영지주의자들 또한 그들이, 성경의 몇몇 단락만을 떼어내어 마음대로 해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성 이레네오는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은 사적인 시안이 아니고, 성령도 내 안에만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신앙이라는 강 속에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 성경이라면, 그 안에서 성경을 읽는 것은 성경을 가장 깊이 이해하기 위한 길이 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해설, 안소근, 경향잡지(5월), p. 8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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