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와 永遠」에 대하여
-마리아 아나빔-
들어가는 말
과학이 첨단을 향하여 흘러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신화’에 대하여 자주 말한다. 그리고 그 말에 심도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을 영원히 잊지 않으려한다. 그것은 마치 할머니가 손자에게 이야기해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우리 안에 남겨져, 그 여운은 투박함을 지니면서 고도화된 사회 속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간혹 나는 신화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게도 된다. 왜 신화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할까? 이것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보게 될 때, 그것은 우리에게 의미를 남겨준 사람들을 우리는 그들의 삶의 자취를 잊지 않으려고 신화 속으로 사라져간 사람들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그 의미를 되짚어 볼 때, 그것은 신화가 불변하는 진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그 불변하는 진리는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데, 바로 그것은 ‘永遠’으로 이어지기 때문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신화와 영원이 어떠한 관계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하여 나름대로 숙고하여 보고자 한다.
1.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신화가 지니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성격에 기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괄적이고 보다 무난한 정의를 하여본다면, 먼저 그 어원으로는 "Myth"는 그리스어의 Mythos에서 유래하는데, 논리적인 사고 내지 그 결과의 언어적 표현인 Logos의 상대어로서, 사실 그 자체에 관계하면서 그 뒤에 숨은 깊은 뜻을 포함하는 ‘신성한 敍述’이라 할 수 있다. 즉 원초의 시간, 태초의 신화적 시대에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 하는 것이며, 창조에 대한 설명으로서 어떤 사건이 어떻게 존재하기 시작 했는가 등에 대한 신성한 역사를 이야기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화에는 다양한 종류와 갈래가 있고, 그 구조와 성격도 복잡하여 간단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각종 신화에 공통되는 일반적, 기본적 성격을 든다면, 크게 세 가지로 특징짓기도 하는데, 사물의 기원, 태고의 생물, 신들의 행위와 그들의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며 진실이라고 생각되는, 그 민족의 세계관이 확립된 재요소로 이루어져 있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기원에 관한 신성한 전승설화인 신화는 단순히 태고에 있었던 사실에 관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자연, 문물,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까지도 규제력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신화는 여러 현실적 존재인 우주, 인간, 동식물, 특정의 인간행위, 자연현상, 제도 등이 어떻게 하여 출현하였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창조’에 관한 설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화의 등장인물은 초인간적인 존재로서 그들에 의하여 원초에 모든 본질적인 것의 기초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요컨대, 원초에 초자연적 존재에 의하여 행해진 사건에 의해서 오늘 날 모든 사물의 질서가 정해진 것이라 하고 있다. 따라서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의 창조활동을 설명하고 그 활동의 성스러운 성격(초자연성)을 나타내며, 또한 성스러운 것의 현실에 대한 참여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화는 단순히 이야기되어지는 설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즉 전설이나 민담과는 다른 입장에 선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화가 살아있는 진실로서 받아들여짐을 뜻한다. 즉 인간이 죽어야 할 존재이고, 양성(兩性)으로 나누었으며, 서로 싸우는 등의 현상은 초자연적 존재의 간섭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의 진실성은 실제로 존재하고 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물과 현상으로 증명된다. 이를테면, 우주창조 신화가 진실인 것은 세계가 현존함으로써 증면되며, 죽음의 기원신화의 진실성은 죽음이라는 사실로써 입증된다는 것이다. 또한 신화는 인간의 일상행동을 규제하는데, 그것은 신화가 말하는 초자연적 존재의 행위와 그 성스러운 힘의 표현이 인간의 모든 중요 행동의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한 신화에 대한 해석들에도 불구하고 신화가 일상적인 경험으로 특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태초의 일 혹은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의 기원과 질서를 설명하고 신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보편적인 신화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2. 신화의 본질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일어났던 일, 특히 우주, 인간, 문화,(사물)와 같은 인간생활에 있어 본질적 의미를 갖는 존재의 시원에 관한 설화인 신화는 과학의 시초이며, 종교와 철학의 본체이며, 역사 이전의 역사라고 언급할 수도 있다. 그리고 확실히 신화는 문자로 기록된 역사 이전의,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우주에서 일어났음직한 모든 사건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허황하기도 한 신화가 오늘날에도 계속 살아 숨쉬는 것은 그것이 단지 역사 이전의 일어났던 일일 뿐만 아니라 현재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신화는 신성시되고, 신성시되지 않는 이야기는 신화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신화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신성함이 신화의 본질이라면, 신성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에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 첫째 ,신성성은 영원하며 현실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근원적인 무엇을 상징적로 나타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둘째, 신성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거나 존재하는 것을 포괄적, 규범적 의의를 가지도록 차원을 높여 나타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서로 대립되는 이와 같은 견해는 신화의 다양성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각 민족이나 집단의 신화가 두 가지 견해 중 어떤 경우에 해당되든 간에 신화가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신성성을 지녔다는 것은 신화가 민담이나 전설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화를 전승하고 있는 집단이 그 신화를 진실한 그것으로도 신성한 것으로도 여기지 않는다면 신화는 이미 그 본질을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신화를 진실, 신성한 것으로 여기는 집단이나 민족에게 있어서 신화는 대단한 힘을 가지며, 신화는 그 것을 공유하고 있는 각각의 집단이나 민족을 결합시키는 접착제 역할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해준다. 또한 그 집단이나 민족에게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것을 신화의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그것은 인간행동에 있어서의 의미와 규제를 가리키는 것이다.
3. 신화 속으로
신화의 본질인 신성성의 특징이 영원하며, 현실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근원적인 무엇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할 때, 우리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화 속으로 잠시 들어가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가 되었으며,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 범죄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신화 속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들어야 한다. 즉 신화 속에 감추어져 있는 불변하는 진리, 그것이 인간에게 말 건네고 있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 신화는 그냥 재미로 읽는 이야기가 아니다. 감추어진 신화의 세계 속에는 인간의 성, 사랑, 정치적 권력구조와 남녀의 사회적 지위문제 등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에서 핵심적 문제가 되는 사항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화는, 특히 그리스 신화는, 문학적 허구가 아니다. 그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진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옛날이야기는 21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결코 예외적이지 않는 그 무엇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가 끊임없이 우리를 매혹시키면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신화의 진면목을 모르고서 그저 줄거리만 이해하고 있다면, 그것은 신화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가 된다.
그렇다면 신화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그에 대한 답은 신화는 어떤 현실이나 현상을 규정하고자 하는 의미작용의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는 의사소통의 체계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신화가 암시적인 이유는 신화가 다양한 단계와 수준에서 의미작용을 하는 여러 개의 견해를 동시다발적으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신화에는 저자가 없으며, 어느 특정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 형성되었고, 그래서 신화는 전달하는 사람에 의해, 또 그 전달 시기의 상황에 맞게 각색되고 변형될 수 있었다. 바로 여기에 신화의 진정한 가치가 있는데, 그것은 이러한 신화가 어떤 집단적 표상으로서 의미작용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일들이 ‘어떻게(How)’ 일어나는가를 설명하려는 최초의 서툰 시도, 즉 과학의 선조이며, 또한 그러한 일들이‘ 왜(Why)’ 일어나는 가를 설명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신화는 종교와 철학의 본체라 할 수 있다.
4. 종교와 철학의 본체인 신화
신화 속으로 들어가 보았을 때, 신화가 지닌 특성이 크게 신화의 신성성이 “영원성” 및 “초월성”이라는 것과 그 신화가 내포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불변한 진리”를 담고 있는 “의미작용”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또한 바로 종교와 철학의 본체를 이룬다는 것이 성립되었다. 그러므로 신화가 지니고 있는 명시적이지 않고 암시적인 것들은 바로 신화가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인간의 오감 너머에 존재하는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무의식적 이미지와 논리적 언어 사이에 생기는 공백의 틈을 메워주는 기능을 위해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특성이라고 볼 때, 신화의 세계는 또한 초시간적 맥락에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설명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신화가 영원성과 관계되는 것인가를 설명하려고 할 때 바로 지금까지 신화 속에서 설명되어져 왔던 영원성과 초월성 그리고 불변한 진리들 신화 속에 암시적으로 내포하여 그 의미작용들 시도하는 것들 안에서 신화가 영원성과 연결되어 짐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특히 진리를 추구하려는 이성적 작업을 계속하는 철학적인 특성 안에서 그리고 영원성과 초월성을 지진 종교적 특성들안에서 더 확실하게 증명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5. 신화는 영원성으로
신화가 가지는 영원성과 초월성은 우리로 하여금 초시간적 세계 속에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하여 주고 있다. 아니 초시간적인 세계, 영원의 세계가 있음을 암시하여주고 영원성으로 들어서는 문을 어렴풋이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안에 원초적 경험의 세계가 전제되어 있음을 제시하여주고 있고, 그것이 또한 일상의 삶의 모습 속에서 재현되어 질 수 있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존재와 그의 삶이 유한성을 가진 존재이지만, 존재론적 의미에 있어서는 조건속의 무조건성, 유한성속의 무한성에로 개방되어진 존재이며, 이러한 무제한적 무조건적인 존재타당성의 지평은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영원성에 도달하게하고,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추구성과 원의를 갖게 하며, 이를 통하여 유한성을 극복하여, 영원성 자체로부터 인간 현존재에 대한 존재의 의미와 근거와 출처를 알게 하여 주는 것이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즉, 신화의 초시간적 특성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영원성을 인식하게 하여주고, 그 영원성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신화는 우리의 삶, 육체, 환경 등을 각 시대의 지적 특성에 적합한 형태로 다룬다고 할 때, 예를 들면 아기를 안고 있는 여성은 신화의 기본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그것은 누구나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것이 어머니의 몸이다. 어머니와 자식, 자식과 어머니간의 “신비적 관계”라고 불렀던 그것은 궁극적으로 낙원을 의미한다. 우리의 어머니인 대지와 전 우주는 이 경험을 범위가 더 넓은, 성인의 경험 속으로 옮기며, 어린아이와 어머니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자신과 우주의 관계가 완전하고 자연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자신과 우주 사이의 완전한 조화와 일치를 얻게 된다. 그 일치와 조화의 원인을 추구하려는 원초적 경험의 세계와 그 경험을 넘어선 세계로 여행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일치와 조화가 영원하기를 희망하며, 영원성으로 이어지는 낙원을 갈망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신화가 지니는 주요한 기능이고, 신화가 인간의 현존재들을 뛰어넘어 영원성으로 인간의 현존재가 넘어갈 수 있는 무한성을 제공하여주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신화에 등장하는 자연적 위력들, 특히 천둥소리는 인간의 힘보다 더 큰 힘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최초의 암시라고 할 때, 인간의 유한성을 뛰어넘는 무한성속에 영원하게 존재하는 커다란 존재자를 의식하게 되고, 그 앞에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죽음 또한 신화에서는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었던 모체의 자궁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죽음이 두려움이기보다 신성한 잉여로서의 뛰어난 아름다움을 넘어는 신비의 첫 체험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부장품과 함께 매장한 최초의 매장행위는 인간의 영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살아남으며, 사람은 그 영혼과 관련을 맺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때, 영원성을 인식했고, 그 세계를 인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기도나 예배행위 및 주술적인 일체의 행위들 또한 같은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신화에 있어서 태양 역시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데, 즉 태양은 언제나 시간과 탄생과 죽음과 무관하여 존재하며, 따라서 완전한 생명을 의미했다. 완전하다는 것은 소멸할 될 수 없는 영원한 것이고,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로서 불사불멸한 것이 된다. 이렇듯 신화는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과 우주의 의미, 유한성을 뛰어넘어 불멸하는 영원성에 대한 원의를 드러내는 것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은 또한 유한한 인간이 신화라는 매개를 통하여 그가 지닌 유한성을 뛰어넘어 영원성으로 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6. 신화와 영원에 대하여
모든 신화에는 각각 나름대로 지향하는 바가 있고, 그것은 공간과 시간 속으로 펴져서(흩어져서) 본래의 연관성을 잃어버린 듯이 보이는 것에 대해 상실된 연관성을 회복시키는 것이고, 상호관계의 균형이 심하게 깨진 것에 대해서 대칭성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며, 현실 세계에서는 양립이 불가능 해진 것에 대해 공생의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신화로 하여금 의례나 신비주의에 접근하게 하는 것이 되지만, 이 세계의 현실 속에서 그런 원시 상태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점이 종교와는 다른 차이점이 있다. 그렇다고 신화가 모는 것의 구별이 사라지는 세계의 실현이나 비합리적 논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신화에 있어서의 행위의 시간은 만물이 형성되는 태초이고, 행위의 장소는 원초에는 지상이지만 그 다음에는 하늘 아니면 지상이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또한 인간 사회를 초월하는 존재이며, 그들 등장인물은 원초시대에 기초를 두어 행하여진 것이다. 즉 부족의 선조, 태초의 영웅, 문화영웅 그리고 인간의 원형이나 인간적인 사물, 인간의 환경을 창조하고 야기한 사람들이다. 또한 신화적 세계관은 단편적이며,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이요, 관련성을 가진 전체로서 보는 것이 그 특징인데, 나와 남, 나와 세계 사이에는 전체성이라는 것으로서 인식되어 지는 것이다. 즉 세계의 객관적 양상을 그대로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사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형태를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의 중심적은 신화의 내용이 과학적 대상으로써 경험 내에 있다고 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한 인간의 궁극적 요구의 표현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한 것이 된다.
신화는 상징적 형식으로써 이성의 ‘깊이’를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신화의 내용이 과학을 초월하는 요소를 표시하는 것으로써, 즉 궁극적 관심을 표현하는 무한자의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신화의 이해가 인간밖에 사실로부터 돌이켜, 인간존재의 이해로 옮긴다면 이 신화를 통하여 인간의 영원성적인 갈망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더욱이 이요구와 갈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초월적 세계의 움직임을 동시에 신화적 방법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다. 신화의 목적은 세계와 인간을 지배하는 초월적 세계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 될 수가 있는데, 볼트만은 “신화는 비유로써 타세계적인 것을 금세계적인 것으로 표현하며, 신을 인간요소로써 표현하며 저쪽의 것을 이쪽의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듯이, 신화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는 초월적인 것을 현상적인 것으로 표현할 때에 우리는 과학적 기술적 방법을 의뢰하는 대신에 신화의 방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화는 종교와 근본적으로 동일한 기초위에 서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유한한 존재가 무한자에 대한 동경과 또한 이 상태에 대한 유한자의 초극을 알리라고 하는 것이며, 또한 이 형편의 묘사가 과학적인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것이어서, 독특한 의미의 파악을 목표로 하며 이 “의미”에 대한 풍부한 생의 창조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신화의 이러한 측면이 신화로 하여금 영원성으로 이어지게 하며,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연적 삶의 본질적 성격이 되는 것이 시간성 이라하면, 영원성은 시간성의 경계를 넘어 무시간성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시간성을 초월한 무시간성의 영역은 초월적 영역의 세계가 되며, 이 시간성을 이탈한 초월적 세계의 특징이 바로 유한성이 아닌 무한함을 유지하는 “영원성”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시간성을 이탈한 영원성안에는 초월적 특성들의 속성과 시간의 초월성과 무시간성을 존재케 하며, 극복할 수 있는 초월적 존재자가 영원의 세계에는 반드시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인간이 생명의 세계를 넘어서 영혼의 세계 속으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며, 반드시 그러한 세계가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일일 것이며, 이것을 상징적 표현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신화이기 때문이다. 신화는 멸하지 않는 현재를 즉 영원성을 신화적 구조 속에 삽입하여, 현존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원의 근원적 의의에 대하여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즉 유에서 무로 넘어가는 세계에 대하여 말해줌으로써, 현재의 문제들과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미래의 완전한 현재성인 영원성속에 살아가는 법과 희망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화는 어쯤 영원성에 대한 동경이며, 모든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으려는 인간의 지혜에 대한 갈망이고 삶의 보고일지도 모르겠다.
나오는 말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신화가 왜 소중할까. 그것은 신화가 갖는 원형인 보편성의 원리 때문일 것이다. 인류가 가진 신화가 지역과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그 심층에는 보편적이며 영원한 것이다. 이렇듯 신화가 영원성과의 관련성을 가진다는 것은 신화가 지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있는 보편성이 객관적 진리를 제공하여 주는 영원한 것과 연결되기 때문임은 잘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영원함은 바로 신화가 지닌 신성함과 초월적 특성의 속성과 상통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화는 최초의 철학이고, 종교적 특성과 연결되어 유한성에 영원성을 제공하여 주는 초월자에 대한 갈망과 연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신화는 영원성의 반영이며, 영원성으로 인간을 초대하는 길목이며, 인간의 영원성에 대한 갈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하여 유한성을 지닌 인간은 신화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영원성의 삶을 미리 앞당겨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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