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창세기)

성서(聖書) 안에 나타난 <人身祭祀>에 대하여(1)

마리아 아나빔 2010. 11. 25. 14:59

 

 

                                     성서(聖書) 안에 나타난 <人身祭祀>에 대하여

 

 

 

들어가면서

 

   성서 안에서 우리는 인간을 신에게 봉헌하는 “인신제사”와 관련된 내용들을 간혹 만나게 되고 또한 이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이에 대하여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전통이 성서 안에 어떻게 들어 있는지? 또한 고대 근동 이방인들 안에 있었던 인신제사와 성서 안에 드러나는 인신제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서로 비교하면서 성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희생 제물의 참된 뜻과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헤아려 보고자 한다.

 

 

1. 성서 안에 나타난 인신제사

 

    성서 안에 나타난 인신제사의 대표적인 예는 창세기 22장1-19절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제사 이야기’이다. 즉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한 칭송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의 제사'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곤혹케 하는 신학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그 문제란 아브라함의 하느님은 정말 '사랑하는 외아들'을 희생 제물로 요구하시는 하느님이신가? 그렇다면 그런 하느님은 정말 '잔혹한 하느님'이시지 않고 무엇이겠는가? 라는 의문점을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열왕기하 16,3절에서 성서 역사가는 아하즈 임금의 행적에 관해 말하면서 "그는 이민족들의 고약한 풍속을 본받아 자기의 아들을 불에 살라 바쳤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2열왕 17,31에서도 “스발와임 사람들은 그들의 신인 아드람멜렉과 아남멜렉에게 자녀들을 제물로 살라 바쳤다.”라도 기록하고 있다. 사실, 2열왕 3,27에 의하면 모압 임금이 세자인 자기 맏아들을 성 위에서 번제를 바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2열왕 21,6 의하면 므나쎄 임금도 왕자들을 불에 살라 바친 적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역대기하권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2역대 28,3절에서 “그는 야훼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면전에서 쫓아 낸 민족들의 역겨운 풍속을 본받아 벤힌놈 골짜기에서 친자식들을 불살라 제물로 바쳤으며...” 2역대 3,6에서도 “또 왕자들을 벤힌놈 골짜기에서 불에 살라 바칠 뿐 아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예레미아 19,5에서도 나타나는데, “바알에게 제단을 쌓고, 저희 자식들을 불에 살라 번제로 바친 죄벌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또한 예레, 32,35절에서도 “또 벤힌놈 골짜기에 바알 산당을 짓고 아들 딸 자식들을 몰록신에게 제물로 살라 바쳤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성서에 나타난 ‘인신번제’중에서도 성서 독자들에게 곤혼스러운 다른 한 대목을 연상시키는 것이 있는데 그 대목이란 바로 판관기에 나오는 ‘판관 입다가 자신의 딸을 번제로 바친 이야기’이다.(판관 12, 29-40) 끝으로 인신제사와 관련된 성서의 예는 신약에서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마태27, 32-34; 마르,15, 21-32; 루가23, 26-43)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성서 안에서도 인신제사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해석들은 신학자들마다 다양하다. 그리고 성서에서 말하는 인신제사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에 소개할 이방인들의 풍습에서 영향 받은 것임을 먼저 밝히지만, 성서에서 어떠한 의미와 취지에서 기록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물의 참된 의미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2. 고대 이방인들 안에 나타난 인신제사

 

   이방인들 안에서 나타난 일반적인 의미의 인신제사란 신이나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제사 의례때 인간을 희생물로 바치던 일로써 인신공양(人身供養)’이라고도 한다. 남.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고대 이집트 및 근동지방, 인도, 중국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졌다. 이러한 인신제사의 일반적인 목적은 첫째 신의 가호를 받아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함이며, 둘째는 전염병, 천재지변 등을 신이 노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로하기 위하여, 섯째는 식인(食人)의식과 결부시켜, 신에게 인간을 바침과 동시에 그 피와 살을 신과 함께 먹음으로써 뛰어난 능력을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은 제물로서의 가치가 가장 높다고 생각했으며 그 효과도 뛰어나다고 여겼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러한 인신제사에는 정기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이 있었는데, 정기적인 것으로는 첫째와 셋째의 경우에 그리고 일시적인 것으로는 둘째의 경우의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그 중에서도 여기서는 이스라엘 민족들이 영향을 받은 고대 근동의 가나안 민족들의 인신제사에 대하여 특별히 알아보고자 한다.

 

   히브리의 예언자들과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적인 저자들의 책에도 나타나듯이 가나안 원주민의 종교에서는 사람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추측은 게제르에서 어린이들의 유해가 많이 발견됨으로써 더욱 강화되었다. 구약성서 안에서도 이방인들의 인신제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는데, 가나안족(신명12, 31), 모압왕(2열왕3, 26-27), 암몬족(레위18, 21), 베니게족(예레19, 5), 스발와임 사람들(2열왕17, 31), 끝으로 이스라엘(2열왕16, 3-4; 2역대28, 3; 2역대,33, 6)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신명기 12장 31절에서도 인신제사 의식이 이방인들에게 상당히 오래된 의식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가나안의 이방인들이 이러한 인신제사를 바치는 목적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재난의 극복을 위하여(2열왕3, 26-27) 또한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미가6, 6-7)바쳤다고 한다. 이는 무엇보다 인간이 최상의 가치가 있는 제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이러한 가나안의 이방민족에게서 가증스러운 인신제사 의식을 본받았다고 성서는 또한 전하고 있다.(2열왕16, 3-4; 2역대28, 3) 그리고 이방인들안에 있어서 이러한 인신제사의 의식은 계약의식이나 왕의 궁궐 건축시에 인신제물이 봉헌되기도 하였음을 전하고 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