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창세기)

성서(聖書) 안에 나타난 <人身祭祀>에 대하여(2)

마리아 아나빔 2010. 11. 25. 15:06

 

 

 

                                         성서(聖書) 안에 나타난 <人身祭祀>에 대하여

 

 

 

3. 성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희생제물의 참된 뜻과 의미

 

   구약시대에 죄를 용서받기 위해 하느님께 드린 동물희생의 제사(출애29: 14,36; 레위4, 5-19, 19등)가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속죄제로 드리는 사람의 입장이라든가 신분에 따라 희생동물을 달리하며, 속죄제의 은혜를 한사람도 빠짐없이 입도록 배려되어 행해졌었다. 이러한 희생제는 국가멸망이라는 역사의 비극을 통해 얻은 심각한 죄의식을 반영하고 있었고,1년에 한번으로 전국민의 죄를 위해 행해지는 대속죄일 이었다.신약시대에 있어서는 참된 속죄제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영원하고도 완전한 속죄의 완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히브 10,5-10)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에 자주 나타난 동물희생도 아닌, 인신제사에 관련된 성서의 관련 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창세기의 ‘아브라함의 제사(창세22, 1-19)’는 ‘모든 믿는 이들의 조상’이라는 칭송에도 불구하고 우리을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그것은 인신번제(人身燔祭)는 원수사랑까지도 가르치는 신약성서의 가르침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구약성서 자체 안에서도 사형의 죄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행위였다.(레위20, 2-6; 신명 18,10)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약성서 안에서는 또한 이런 인신 제물을 바친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스스로 규명하고 있기도 하다. 즉 인신제물로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히고(레위18, 21; 20, 3)과 땅을 더럽히며(시편106, 38) 또한 이스라엘이 이방인의 포로가 된다고(2열왕17, 17-18; 시편106, 37-41)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약성서에 나타난 인신제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먼저 이스라엘의 인신제사가 이방민족인 가나안의 의식을 본받았다고 전하고 있다.(2열왕16, 3-4; 2역대28, 3) 그리고 아브라함의 제사의 경우 당시 사회에서 부자간의 관계는 인격적인 관계라기 보다는 소유자와 소유물의 관계로서 아버지는 언제든지 아들을 팔거나 심지어 죽이는 일도 아무런치도 않게 여겼으며, 따라서 아들을 죽여 자신의 신들에게 제물로 드리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당시 문헌이나 역사적 자료를 보면 인신제사가 세계 곳곳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인격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시기에 절대로 인신 제사를 허용하시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사악을 번제로 드리라(창세22, 2)고 하신 말씀은 인신제사를 드리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들 이사악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바쳐라는 의미였다, 반면 아브라함은 당시 사회의 통속적인 개념을 가지고  '이삭을 죽여 하느님께 바치는 것’으로 이해 통속적 개념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이사악을 죽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사람의 인격과 생명의 존엄성을 깊이 깨닫게 하셨던 것이다. 즉 자식의 인격과 생명을 자신과 같이 존귀하게 여길 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생존에 대해선 하느님 외에 아무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일깨우게 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이 사건은 아브라함의 인간관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대각성과 같은 사건이었고, 가나안 사람들이 어린이를 죽여 제물로 바치던 잔혹한 관습에 대하여 하느님은 무엇보다도 제물을 바치는 사람의 신앙을 요구하신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설화의 참된 뜻은 자기 자신과 마음(자기 부정, 자기포기)을 온전히 바친다는 것이 제단위의 산제물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제사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인신번제가 왜 금지되었으며 그 대신 동물을 제물로 바치게 되었는지 그 원인(유래)을 밝혀주는 원인설화적 해석으로 보고 있다.

 

   또한 '판관 입다가 자신의 딸을 번제로 바친 이야기’(판관12, 29-40) 역시 이스라엘의 처녀 축제와 연관된 설화로써 율법규율상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간 제사를 못 바치게 되어 있지만(레위18, 21; 20, 2-5 ;신명12, 31; 18, 10) 여기서는 인신제사에 대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단순하게 보도할 뿐인데(이야기 자체에는 인간 제사의 윤리성을 논하지 않음) 단지 이 에피소드는 이스라엘이 처해 있던 어려운 처지와 하느님께 약속한 것은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지도자의 곧고 정직한 태도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 외의 다수의 인신제사들의 예는 그것을 행함으로 따르는 제앙들을 제시함으로써 하느님은 인신제사를 금지하시는 분이심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구약의 이러한 인신제사와 관련된 의식들은 요시아왕 때 모두 제거하였다고 전하고 있다.(2열왕, 10)

 

    끝으로 하느님께서 철저하게 인신제사를 금지하셨지만 그러나 단 하나의 유일한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리스도이시다. 이는 그리스도 직접 인간의 몸이 되어서 제단 앞에 제물이 되어서 모든 인류의 죄를 속죄하신 유일한 인신제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사는 인간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바친 제사가 아니라, 하느님이 주체가 되어 인간을 위하여 당신이 철저하게 금지하셨던 인간제사 금지규정을 스스로 어기시면서 까지 또한 자신의 외아들을 죽이시면서 까지 보여 주신 인간사랑에 대한 그분 사랑의 극치라는 것이다. 즉 이방종교에서는 종교적인 동물인 인간이 화해의 주체가 되어서 신의 진로를 달래고 신을 화해시키는 것이라면, 이는 하느님이 주체가 되어서 세상을 당신 자신과 화해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십자가에 죽으신 분은 한 착한 청년 예수가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 즉 하느님 자신이 자신을 죽이신 제사라는 것이다. 바로 십자가상에서 하느님이 자신을 버리시고, 자신이 아픔을 함께 느끼시며, 고통을 느끼신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을 위한 신적제사, 유일한 인신제사가 허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토록 인간을 사랑한 나머지 당신의 유일한 외아들을 희생하시면서 까지 인간을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하느님이 인신제사를 허용하시고 인간을 제물로 즐겨받으시는 분이시라는 말은 그 자체로 모순을 안고 있으며,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라 말 할 수 있겠다.

 

  

나오면서

 

   인신제사란 고대 여러 나라에서 널리 행하여지고 있던 희생제사였으며, 특히 이스라엘이 받아들인 인신제사는 가나안 족들이 어린아이들을 희생 제물로 바치던 의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에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후대에 이르러 이 의식이 인간을 당신의 모상으로 창조하시고 인간의 생명과 구원을 소중히 여기시는 자신들의 하느님이 즐겨하시는 것과 분명 상반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즉 이방인들은 신의 노여움을 풀고 재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그들 제물의 최상의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인간을 제물로 바쳤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은 그것은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이방 신들에게서나 행해지는 것이란 것과 자신들의 하느님이 즐겨하시는 것은 이런 제물이 아니라 한결같은 충실성과 아훼 하느님께 드리는 신실한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성서에 인신제사들을 제시하여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에서는 분명히 인신제사에 대한 금지규정(레위20, 2-6; 신명 18,10)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을 행한 결과 어떠한 일들(레위18, 21; 20, 3; 시편106, 38; 2열왕17, 17-18; 시편106, 37-41)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서에서는 분명히 하느님이 인신제사를 금지하시는 분이시며, 반대로 인간의 인격과 생명과 구원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 그러기에 당신이 정하신 규정을 어기시면서 까지, 또한 당신의 외아들까지 희생하시면서 까지 인간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심을 구약에서 신약에 걸쳐서 계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 고 문 헌

. 안또니오지를란도지음, 『구약성서 입문』, 성염엮, 성바오로출판사, 1979

. 『구세사』, 성베네딕도수도원, 분도출판사, 1963

. 엄원식지음, 『구약성서 배경사』, 침례신학대학출판부, 1995

. 김영남신부님, 『생명의 길』세미나강의록, 사목연구소, 2002

.『여정』, 생활성서사, 1992

. 세계대백과사전, 동서문화,1999

. 기타 계신교 여러 기사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