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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이란 무엇인가?

마리아 아나빔 2011. 3. 29. 09:59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

 

 

                                                                                                                      -  마리아 아나빔 -

 

        해석학(Hermeneutics)이란 이해」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이해의 문제와 작용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떼어놓을 수 없는 능력이고, 또한 우리 삶의 방식이 이해의 토대 위에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석학은 결국 ‘이해의 문제’로 집약된다.

 

      해석학(Hermeneutik)이란 말은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Hermes)신화에서 유래된 말로서진술하다’, ‘선포하다’, ‘번역하다’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해석’(interpretation)은 희랍어 헤르메이아(hermeia)라 하는데, 이 말은 그 동사형인 헤르메누에인(hermeneuein)과 함께 해석학(hermeneutics)의 어원적 뿌리를 가리킨다. 이러한 해석의 의미에 대한 이해의 모색은 헤르메이아, 헤르메누에인의 의미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되는데, 그 첫째는 “말함”(speech)으로 언어적 표현, 선포, 알림 등을 가리키며 그리스 신화 헤르메스(Hermes)속에 이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둘째는 “번역”(translation)의 의미로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함, 또는 서로 다른 문화들과 상황들 사이에서 의미를 전달함의 뜻이 있다.

      셋째는 “주해”(commentary)로 해설(exposition), 설명(explanation)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의미가 다양하다 할지라도 무엇인가 “이해”(understanding)하도록, 즉 ‘이해로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해석학이란 말의 어원인 헤르메스는 신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달해 주는 전달자, 신의 사자, 신의 말의 선포자이지만, 신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단순한 사명뿐만 아니라 신탁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하는, 즉 인간 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의 의미 연관을 인간의 세계에서 이해되는 의미로 옮겨 주어야 하는 것 이였다. 따라서 해석학은 문장의 의미내용의 확인과 언어라는 상징적 형상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의미의 발견」,문자적으로 고정된 삶의 표현에 대한 이해의 기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문자로 표현된 작품들에만 제한되지 않고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문화적 표출들 사회, 법, 제도, 종교 등 인간행위, 인간역사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 있는 것이 된다.

 

 

     해석학을 가능하게 하는 발상의 계기에는, 첫째는 해석학의 원천은 이해와 언어이다. 텍스트는 일단 의미 이해의 대상으로 언어적으로 이해가 가능해야 한다. 인간이성의 사유는 언어에서 시작되고, 언어는 인간의 역사적 문화적인 형상의 객관적 정신이다. 언어 속에서 세계를 발견하고, 또 의미를 깨달으며, 언어가 인도하는 삶의 방식대로 사고하고 인식하고 이해한다. 언어의 행위는 삶의 형식을 규정하는 의식으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언어는 모든 이해의 전제 조건이면서 제약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해석학은 일상적-자연적 언어를 매개로 하여 수행되고, 이러한 언어관을 토대로 하여 성장하여야 한다.

 

     둘째는 이해의 역사성이다. 텍스트에 대한 언어적 이해가 성취되고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서 문헌적인 텍스트는 그 발생에 있어서 역사적 제약아래 있고, 저자의 의도 역시 마찬가지로 해석학은 이해의 역사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그것은 이해되어야 할 대상이 역사적 사회적인 연관 속에서 산출될 뿐만 아니라 이들 연관을 배제하고 그 대상에 접근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철저히 역사성속에 살고 있고, 인간의 어떤 산물도 그 역사성과 사회성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해의 역사는 인식의 객관성을 정당화시켜주지 못한다는 결점이 있기도 하다.

 

     셋째로 이해의 순환성- 선이해이다. 어떤 텍스트가 속해 있는 역사적 연관과 지평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해서 텍스트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텍스트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저자의 내면세계를 추적해 보거나 저자와 같은 심리적인 상태에 몰입해야 한다. 그리고 “이해”는 “언어를 넘어서 가리키는 바의 것”의 이해를 도모하는 본격적 의미의 해석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통의 지평 속에서 어떤 전제, 어떤 전이해, 어떤 선판단을 갖게 되며, 인간은 불가불 전통에 잇대어 사는 시간적, 역사적 존재이므로 전이해 없는 해석은 없는 것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우리의 전이해와 함께 본문을 만나고, 우리가 만나는 것은 본문이 제시하는 세계가 된다. 이 때 저자와 굳이 상관시킨다면, 그것은 저자가 암시하는 저자의 비전을 말한다. 본문을 해석하고 본문이 가리키는 것, 본문이 열어 보이는 세계를 이해함이란 가다머의 표현을 빌리면 “지평의 융합”이고, 그것은 본문의 지평과 해석자의 지평이 융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끝없이 진행의 과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에벨링은 내가 본문을 해석하기보다 본문이 나를 해석한다고 했다. 그것은 해석학에서는 자연과학에서와 달리 인식의 주체가 삶의 과정과 이해의 과정에 귀속해 있기 때문에 늘 순환적이며, 이러한 순환성은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의미하며, 이것은 늘 자기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간의 인식과 이해는 항상 자기 자신의 실존의 이해가 되며 해석이 된다. 그러므로 해석학의 요소는 해석자와 해석의 대상, 그리고 그 사이에 발생하는 해석과 이해의 사건, 이것이 해석학이 다루는 중요한 거리들이다.

 

        해석학은 원래 그 자체로 독립된 학문이 아니며, 문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규칙의 규준내지 규범으로서의 단순한 보조적 학문이었다. 즉 문헌학, 법률학 그리고 성서학 등의 보조 수단으로서, 고전문헌, 법률조항 그리고 성서구절을 올바로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지켜야 할 ‘이해의 규칙’ 내지 ‘이해의 기술’이었다. 전통적으로 해석학은 구약과 신약을 대상으로 유다이즘과 기독교 전통 속에서 전개되어온 신학의 주요 과제였다. 이러한 해석학 고대의 해석학에서 조직화된 교부신학적 해석학 그리고 단절의 시간을 거쳐 19세기가 되면서 성서나 고전의 올바른 해석을 중시하는 근대의 신학적, 인문주의적 해석학이 성립 하였다. 아스트, 볼프와 뵈크가 바로 이들이며, 이들의 이론을 다시 정리하여 해석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사람이 슐라이어마흐였다.

 

        그는 개별적인 사고와 표현은 삶 경험 의식의 총체적 관련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따라서 텍스트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는 원작자의 상황과 작자의 정신으로 몰입해야 하고 그 안에 살 것을 요청하는 재래의 문법학적 주석에서 심리학적 차원을 도입시켰으며, 저자와 저자 당시의 청중이나 독자가 공유하고 있는 언어의 맥락을 중시하였다. 이러한 슐라이어마흐의 해석학은 정신과학의 방법론으로 승화시킨 틸타이의 역사이성비판에서 꽃을 피우게 되는데, 딜타이는 칸트의 정적이고 보편주의적인 인식론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칸트는 인간정신생활의 요소들을 너무 고립적으로 이해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느낌과 행동의 욕구를 무시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소위 자연과학과 대비되는 정신과학의 확립을 위한 인식론의 근거로서 해석학이 주요관심이 되었다. 틸타이의 생철학적 접근방법은 인간의 삶의 경험을 단순한 물리적 사건의 불연속적 집합이 아닌 의미의 체계로서 파악하고 그 의미의 체계는 반드시 그 경험이 일어나고 있는 역사의 지평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우리의 삶이 또한 삶의 경험이 철저히 주관적, 시, 공간적, 역사적이라는 것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리의 절대성은 보장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틸타이 이후의 해석학은 훗설의 현상학의 영향을 받은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해석학가다머의 보편적인 해석학을 거치면서 철학의 중심 문제로 옮아가게 되었다. 하이데거의 해석학은 불트만에 의해 성서해석학으로 발전하였고, 철학적 측면에서는 가다머에 의해 완성되었다. 또한 하버맘스와 아펠를 통해서 사회과학과 실천 철학의 방법론으로 전개되었다. 리쾨르와 푸코에게서 현상학, 미학,분석철학, 언어철학, 구조주의,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계기와 접합되면서 초기의 해석학과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갔다.

 

      해석학에 대한 현대적 정의로는 첫째는 방법으로의 해석학(슐라이허마흐에서 베티)이고, 둘째는 철학으로서의 해석학(해석의 주체인 존재 그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것) 끝으로 비판으로의 해석학(네오 맑시스트들에 의해 옹호된 시각들)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해석학이 주는 의미로 해석학은 마음과 몸, 존재와 행동. 이론과 실천을 그 안에 통합하는 학문으로서 이성에 의한 진리 인식론적인 개념이기보다 전 주체성이 관여된 존재론적 개념인 이해나 해석학적 경험이라 할 수 있다. 해석학의 이해란 주관과 객관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인간주체는 역사성의 산물로서,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인 현실, 과거와 현재의 역사적 지평의 융합을 통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는 텍스트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지만 그 테스트에 대한 이해는 그것을 감싸고 있는 콘텍스의 이해 안에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해석학은 언어에 의한 전달에 기초를 두지만, 언어 배후의 정신을 읽고, 인간의 역사적인 이해 안에서 그리고 인간이해의 지평은 깊은 차원으로 연결된 순환적 선이해안에서 설명되어지고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그 선이해를 물려받게 되는데 이러한 존재론적 의미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해의 학문이 바로 해석학이라 말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에코 라이브러리,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손유택 엮, 열린책들, 1997.

. 심상태, 「해석학의 신학적 고찰」, 논문집, 1977.

. 박순영, 해석학, 「철학과 현실」 제17호, 철학문화연구소, 1993.

. 송성진,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기독교사상,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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