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나눔

창세 3,20-24: 동산에서의 추방

마리아 아나빔 2010. 6. 17. 20:11

 

도입기도: 시편

 

창세 3,20-24: 동산에서의 추방

 

1. 동산에서의 ‘추방’아담과 하와의 선택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다. 하느님은 이러한 선택을 염두에 두시고, 그들이 동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하시며 거룹들을 세워 지키시고 불칼을 장치하여 접근을 막으신다. 이 상징적 언어는 원래 인간이 지음 받았던 처지, 즉 하느님과의 우정과 친근함, 자연스런 만남이 사라졌음을 알린다.

- 동산(고대 페르시아어로는 ‘파라다이스(Paradise)'라고 하여 “낙원”으로 번역되어 왔다.) 밖에도 아직 하느님의 자취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 다만 그 자취를 해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예수 안에서만 그 자취들이 눈에 보이고 밝게 빛나게 될 것이다.

 

2. 아담은 추방되기 전에 여인에게 하와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 의미는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성서 저자는 여기서 인간이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생명을 낳고 보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3. 에덴 동산에서 내쫓기는 남녀에게 하느님은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신다. 이로써 범죄한 인간이 알몸을 부끄러워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시는 한편 낙원에서 거치른 광야로 내쫓기는 남녀에 대한 연민과 자비를 보여주신다.

이 의미는 구원의 예고와 더불어 하느님의 자상하신 호의를 보여주는 마지막 언질이다. 그들에게 의복을 주신 것이니 말하자면 품위와 영예를 돌려주신 셈이다(창세 3,2). 두 사람 상호간에도 존경을 표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4. 하느님은 인간을 낙원에서 추방하신 후 두 가지의 안전장치를 설치하신다. 고대 근동에서 거룹들은, 개가 달린,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반신은 짐승의 모습을 취한 천상적 존재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성스러움 장소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불칼 역시 금시 구역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데 이용되는 상징적 도구로 통한다.

- 거룹 이라는 것은 아시리아와 바빌론의 궁중과 신적벽화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얼굴은 사람이요 몸은 사자요 독수리 날개를 지닌 ‘괴물’로서 그 건물의 성스러움을 수호하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 불칼은 번개이며 하느님 홀로 주관하시는 자연의 위력으로서 그것에 맞은 자는 누구든 없애버리는 것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제 인간은 더 이상 하느님께만 속한 고유한 권한과 권위를 넘나볼 수 없게 되었다. 하느님과 단절된 인간의 본질이란 먼지일 따름, 이것을 확인받은 인간은 그분을 떠나 방황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나 하느님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쫓아 보낸 후 낙원의 문을 굳게 잠근 채 그 안에서 마음 편히 계실 분이 아니시다. 그 분은 방황하는 인간에게 연민과 자비를 보여 주시고 함께 걸으시며 목적과 방향을 제시해 주실 것이다.

 

【이삭줍기1】

 

두 번째 ‘창조설화’를 마치면서

성서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창조를 들려주면서 인류의 기원을 이야기 한다. 그렇다고 여기서 성서가 ‘인류단원설’(인류 전체가 단 한 쌍의 인간에게서 유래하였다는 가설) 이라는 과학적 이론을 가르치거나 주장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성서가 인간의 창조에 관해서 인류가 한 쌍에서 비롯한 것처럼 이야기한 이유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라는 보다 중대한 진리를 제시하는데 이것이 제일 간단한 뿐더러 또한 제일 명료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가 지금 원죄라고 부르는 교리, 인류 전체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사건, 전인류가 그 상황에 말려든 사정, 전인류가 구속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 교리가 철저하게 파악된 것은 예수의 구속사업이 이루어진 다음에 교회를 통해서였다.(로마 5,12-21) 성서 저자나 당대의 사고방식으로는 아담(사람)을 유일한 가장으로 소개하여 가장이 저지른 행동으로 조성된 집안 사람전체가 말려드는 것처럼 설명하는 일이 원죄의 교리를 제시하는 매우 적절한 방법이었다.

인간 각자가 자신의 과실로 그 악을 악화시킴으로써 악의 연대성이 이루어지는데 성서는 이에 맞서서 선의 연대성을 제시한다. 이 연대성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우두머리로 한다. 그분은 모든 형제들을 대신해서 원초에 받은 단죄를 무효화시키셨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구원과 이웃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과 함께 활동할 은총을 제공하신다.

 

 

* 참고문헌: 구약성서입문, 안토니오 지를란다/성염, 바오로딸, 2001, p.159-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