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카르야 예언서
I. 입문
열한 번째 소예언서인 즈카르야서는 동시대에 한 저자가 전체를 다 썼다고 볼 수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8장(즈카르야서)은 성전 재건과 예언자의 신탁을 담고 있고, 9-14장(제2 즈카르야서)은 폭넓은 메시아 사상을 전해 주고 있다.
1. 책의 이름과 저자
예언자 즈카르야의 말씀을 모아 놓은 것이라 그 이름을 따서 ‘즈카르야서’라고 했다. ‘즈카르야’란 이름은 ‘야훼께서 (당신 약속을) 기억하신다’는 뜻이다.
저자는 1-8장을 쓴 즈카르야는 하까이와 동시대의 예언자로 성전 재건과 함께 하느님이 억압받는 백성들에게 돌아오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한편 9-14장을 기술한 제2즈카르야는 원 즈카르야보다 약 200년 후에 활동한 여러 저자로 본다.
2. 시대배경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의 키루스 임금이 바빌론을 정복하여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였으나, 중요한 지역인 이집트는 정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집트 정복을 최대 목표로 삼았으나,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키루스가 죽자(기원전 530) 그의 아들 캄비세스 2세가 그 숙원을 이어받는다. 그러나 그가 후계자 없이 죽자 내분이 일어나고 주변국과 전쟁을 자주 일으켜 폐르시아의 국권은 약화되었다. 그때 다리우스 1세가 패권을 장악하여(기원전 520) 다시 안정을 이루고 정복지 민족들에게 문화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한다. 그에 힘입어 유배자들은 희망을 품고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짓게 된다.
한편 제2즈카리야서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과 폐르시아의 멸망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드로스가 죽자 권력 다툼으로 제국이 분열되는데, 그 중 이집트를 차지한 프톨레마이오스는 예루살렘을 공격하여 많은 유다인들을 포로로 잡아 이집트로 끌고 갔다. 이러한 상황을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프톨레마이오스는 예루살렘과 인근 유다 산악지대, 사마리아 지역과 그리짐 산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람을 이집트로 끌고 가서 강제로 정착시켰다”(유다 고대사, XII,1,1 참조)고 기록한다.
3. 구분
제1부: 즈카르야서(1-8장)/ 성전 건축 중에 기록(해방되리라는 희망)
1,1-6(머리글): 회개하라고 호소
1,7-6,15: 여덟 가지 밤의 환시들과 신탁
7,1-8,23: 신탁 모음: 단식 설교
제2부: 즈카르야서 9-14장/ 성전 건축 후에 기록
9-11장(신탁 모음집(1): 겸손한 메시아가 오리라는 희망
12-14장(신탁 모음집(2): 하느님 왕권의 도래에 대한 희망
4. 예언자 즈카르야
“이또의 손자이며 베레크야의 아들인 즈카르야 예언자”(1,7)라는 본문의 말씀 외에 즈카르야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베레크야의 이들인 즈카르야는 예언자이며, 성전과 단식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아 사제 가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그는 아훼 하느님께서도 유다인들을 기억하여 예루살렘에 돌아오셨다고 희망을 불어넣었다(1,16;8,20-23)
하까이 예언자와 같은 시대에 같은 목적으로 예언 활동을 한 즈카르야는 파괴된 성전을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러나 처지가 서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의 골을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본토에 남아 있던 옛 유다인들, 유배지에서 돌아온 사람들, 팔레스티나 밖에서 살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유다인들 사이의 갈등과 긴장 속에 즈카르야는 하느님의 말씀 귀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한다.
II. 내용
1. 즈카르야서 1-8장: 해방되리라는 희망
해방의 희망을 전하는 이 부분은 재건된 성전을 중심으로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살던 유다인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전하기 위하여 모아 놓은 일련의 신탁과 여덟 가지 환시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즈카르야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해방시키는 성령의 활동을 깨닫도록 해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회개하라고 예루살렘 공동체에 호소하고 있다. 이 호소는 하느님께서 다윗에게 하셨던 약속이 온전히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뒷받침 한다.
1) 회개하라는 호소(1,1-6)
하느님께서는 백성이 회개할 때 오시며, 이 회개는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라고 알린다. 또한 회개는 예언자들이 전한 말씀에 대한 충실성을 뜻하기도 한다(4절). 백성이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은 곧 생명의 길과 죽음의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 여덟 가지 밤의 환시와 신탁(1,7-6,15)
즈카르야서 메시지의 핵심이요 특징인 일련의 환시를 통해,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 벌어지는 종말 사건을 인식한다. 주님께서는 백성을 사랑하시고 평화와 안녕을 간절히 바라실 뿐만 아니라 당신이 친히 함께 하신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처음 두 환시는 예루살렘을 선택하신 하느님의 변치 않는 신념을 나타내고,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환시까지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리는 신탁으로 사제 중심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마지막 여덟째 환시는 사방으로 흩어져 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관심을 돌리신다는 약속이다.
EX) 환시들
환시1: 1,7-17(말 탄 기사): 하느님의 불변의 뜻
환시2: 2,1-14(뿔과 대장장이):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환시3: 2,5-17(측량줄):
환시4: 3,1-10(예수아 대사제):
환시5: 4,1-14(등잔대와 두 올리브 나무):
환시6: 5,1-4(두루마리):
환시7: 5,5-11(뒤주):
환시8: 6,1-15: 사방에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3) 신탁모음: 단식설교(7,1-8,23)
유다인들은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단식을 했다. 다섯째 달에는 예루살렘 도성과 성전의 파괴를 기억하며 단식하였고, 일곱째 달에는 그달야가 암살당한 것을 기억하며 단식했다(2열왕 25,25 이하 참조)>
즈카르야는 당시 유다인들이 단식에 부여하던 의미를 비판한다. 단식을 그저 국가적 불행을 모면하려는 실천으로 보려는 경향을 지적하며, 하느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할 위험이 있다고 알린다. 그러므로 진실과 자애에 근거한, 고아와 과부들을 돕는 올바른 정신으로 단식을 행하라고 요구한다(7,4-5).
즈카르야는 임박한 메시아 시대를 알린다. 성전의 파괴, 멸망, 유배 등 절망적이고 어둡던 단식의 시대가 가고 구원의 시대가 임박한 대전환의 기점이 왔다고 예언한다. 이 부분은 예루살렘에 사는 백성에게 설교한 예언자의 오래된 신탁을 담고 있으며, 약속의 실현을 기다리던 백성이 예루살렘에서 맞게 될 메시아 시대의 풍요로움을 이야기 한다.
2. 즈카르야서 9-14장
제2즈카르야서는 겸손한 메시아가 오시어 세상에 평화를 이루시리라는 희망을 심어주며, 계약의 역사 속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기억하게 한다. 종말론 성격을 지닌 이 부분은 하느님께서 개입하여 세상을 심판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구원이 이루어지고 악한 자들에게는 종말이 오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 겸손한 메시아가 오리라는 희망(9-11장)
예언자는 이웃 민족들이 겪는 국제 정세의 변화를 하느님의 계획으로 드러낸다. 하느님께서는 페르시아나 그리스처럼 병거와 군마를 쓰지 않으시고,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겸손한 임금 메시아를 통해 구원과 평화를 성취하시리라고 일러 준다. 아울러 하느님의 백성(양 eP)을 돌보지 않는 목자들을 처벌하시겠다고 밝힌다. 그리고 공동체의 장래가 페르시아의 안정과 평화에 있지 않고, 정복을 일삼는 그리스의 군주주의에도 있지 않으며, 오로지 역사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상기시킨다.
2) 하느님의 왕권의 도래에 대한 희망(12-14장)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유다와 예루살렘을 구원하시고 보호하시며, 그들의 모든 죄와 부정을 정화하여 하느님 백성으로 새롭게 만드시리라는 놀라운 비전을 선포한다. 유다와 예루살렘이 온세상의 중심으로 우뚝 설 그날,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주님을 경배하러 예루살렘에 모이는 ‘주님의 날’이 올것이라고 밝힌다. 그리하여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확실히 믿고 바라며 지금 여기에서 삶의 쇄신하도록 이끌어 준다.
III. 가르침
즈카르야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서응ㄹ 기억하시고, 그들과 함께 하시며 새로운 공동체를 완성하신다. 전반부에서 즈카르야 예언자는 갈라진 예루살렘 공동체에, 예로부터 함께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회개하라는 신탁을 전한다. 그는 신비스런 모습으로 하느님의 신탁과 환시를 전하는 천사들을 통해 하느님과 사람 사이가 계속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전 재건이 최우선 과제였던 당시의 상황에서, 새로운 삶이 지침을 하느님의 말씀에서 이끌어 내어 가난한 사람들의 권익을 옹호하려는 예언자의 메시지는 우리 신앙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일깨워 준다.
제2즈카르야서의 메시지는 폭넓은 메시아사상을 전하고 있다. 다윗과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이상적 임금, 양떼를 보호하는 선한 목자, ‘찔러 죽은 이“(12,10)는 곧 고난 받는 주님의 종을 상시시킨다. 이러한 폭넓은 메시아사상으로 이방인도 구원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 참고문헌: 성경읽기 안내 구약2, 성서와 함께, 2007, pp.15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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