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헬렛(10,1-20): 어리석음의 해악
들어가면서
어리석음의 해악
• 죽은 파리 하나가 향유 제조자의 기름을 악취 풍기며 썩게 한다.(10:1)
• 통치자의 어리석음은 사회질서의 전복의 원인이 됨 (10:5;10:16)
• 어리석은 자의 말은 불행을 자초함 (10:13)
• 어리석음은 헛된 수고만 낳게 함 (10:15)
TEXT 안에서
1-3절: 어리석음의 해악
겨울이 되어서 다 죽어가는 파리(치명적인 독파리/ 죽은 파리)가 향수병에 빠져 죽으면 그 향수는 못쓰게 된다. 즉 하나의 작은 악이 큰 선을 몰락시킨다는 내용이다. 또 “어리석음이 지혜와 명예보다 더 무겁다.” 란 의미이다. 반면 그리스어 70인역에서는 “얼마” 안 되는 지혜는 커다란 어리석음의 영광보다 낫다로 번역하기도 한다.
현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기울고,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왼쪽에 기운다. 오른쪽 왼쪽은 비유적 표현인데 사람의 활동방향을 가리킨다. 이 말의 의미는 지혜는 행복을 가져오고, 어리석음은 불행을 가져온다는 것이다(2절). 또 생각(지각/마음)은 지혜의 자리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잘된다. 실패한다는 도덕적인 표현이며,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도덕에 둔다. 또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음을 낳아 만사에 실패한다는 속담이다(3절).
4-7절: 권력과 사회 질서의 혼란
4절에서 “화를 내어도”는 직역하면 “영”, “바람”이지만, 여기서는 노여움(잠언 16,14)이란 뜻이다. “자리를 뜨다”는 자기 임무를 버린다는 뜻이며, “잘못”은 직역하면 “죄”이다.
6절의 “부자들은” 유력한 이들뿐만 아니라 지배력이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즉 “귀인들”로 옮길 수 있는데 부유함과 귀함이 일치하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코헬렛은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이들의 대변자임을 알 수 있다(4,1). 그러나 여기서는 단순히 권력의 남용에 따른 신분질서의 파괴를 말하고 있다.
7절에서 “종들은 말을 타고 가는데 귀족들은 종들처럼 맨땅 위를 걸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고귀한 사람이 말을 탄다고 하는 관습은, 구약 후기로부터의 것(2역대, 25,28; 에스텔 6, 8-11; 예레 17,25), 그 이전은 대체로 나귀나 당나귀를 사용하고 있었다(판관 5, 10; 2사무 18,9). 이 점으로 보아 이 책은 구약 후기에 쓰인 증거의 하나가 된다. 또한 이 절로 말미암아 저자가 절서를 문란케 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역겨움을 알 수 있다. “걸어가는”의 직역은 “땅을”이다.
8-11절: 인간 활동의 위험
8-11절에서는 모든 일은 항상 심사숙고와 슬기가 필요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저자는 당시의 속담을 썼다. “구덩”이란 사냥감을 잡기 위한 것인데, 주의하지 않으면 스스로 거기에 빠지는 일이 있다고 타이른다(시편 7,16;잠언 26,27; 집회 27,26). “담을 허무는 자는 뱀에게 물릴 수 있다.”에서 팔레스티나에서는 포도밭이나 밭을 외적에서 지키기 위하여 돌을 쌓아 올려 담을 만든다(잠언 24,31). 이 돌담은 뱀이 숨어 있는 이상적인 서식처가 된다(아모 5,19). “돌을 부수는 자”에 대하여 열왕기 상권 5장 17-18절을 참조하며, “나무를 쪼개는 자는 나무에 다치지 않도록”의 의미는 도끼가 도끼자루에서 빠져 남을 죽이는 일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지혜를 알맞게 움직이면 유용하다.”(10절)는 이러한 의미도 내포한다. 즉 사람의 성공은 지혜에서 오며, 일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이는 성공할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된다.
10절 후반의 내용들은 해석할 수 없을 만큼의 어려운 곳이 많아 해석도 여러 가지이다. 아무튼 지혜의 이득이란 성공하는 것이며, 이익이 되는 것은 지혜이다. 즉 지혜를 잘 쓰면 이익이며, 쇠(도끼)도 가는 것이 지혜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주술에 걸리기 전에 뱀이 물면”에서 팔레스티나에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뱀이 있고, 땅꾼도 많아서 뱀을 홀려가지고 구경을 시켰다(시편 58, 5-6); 집회 12,13; 예레 8, 17). “뱀주술”은 고대 중동 어니에서나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서도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땅꾼은 “뱀주술사”는 땅군이 주문을 외울 때 중얼거리는 데서 온 표현이다.
12-15절: 어리석은 자의 수단
미련한 자는 말이 많으나, 인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14절). 즉 사람은 미래에 일어날 일과 죽은 후에 일어나는 일을 모른다는 것으로 누가 그 후에 일어날 것을 그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가 된다. 또한 어리석은 자의 고생은 자신을 지치게 한다. 그는 도시로 가는 길조차 모른다는 이 표현은 무능한 상태를 나타낸다. 또한 대표적인 미련한 사람을 가리키는 속담이다.
16-20절 : 임금과 권력
“어린아이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이 말의 의미는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왕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이왕은 다섯 살에 에집트 왕이 된 프톨레매오 5세 에피파네스(기원 204-181)를 암시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16-17절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임금의 나이나 혈통이 아니라 임금으로서의 윤리적 자질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침부터 잔치를 벌인다는”의미는 식도락의 표시로, 아침부터 큰상을 차림은 경박함과 사치의 표시였다. 성경에서 있어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있다(이사 5,11, 22, 26: 호세 7, 5; 사도 2,15). 귀족이 임금이 되어 다스림에서 귀족은 자유인으로 옮길 수 있다.
“못된 게으름(큰 게으름) 때문에 들보가 내려앉고” 는 게으름을 비난하는 속담이다. “그러나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지방 군주들을 타락한 생활을 묘사한 것으로 나태와 근면이 대조가 된다. 사람은 일을 함으로써 돈을 벌고 좋은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된다(19절). 또한 음식에 대하여는 판관기 9장 13절, 시편 104편 15절과 집회서 31장 25-31절을 참조할 수 있다(17절). 20절의 “내 마음 속으로라도”는 ‘알다’에서 파생된 명사형으로 ‘인식’, ‘통찰’ ‘이해’ 등을 뜻하는 낱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식의 자리인 “마음속”으로 옮겼다. 이 밖에도 모음을 달리하여 “친구들 사이”로 또는 본문을 약간 수정하여 “잠자리”로 옮기기도 한다.
“하늘의 새가 소리를 옮기고, 날짐승이 말을 전한다.”는 지도자가 쾌락을 좇고 선정을 하지 않을지라도 그들을 비판하고 그들의 악과 비밀을 폭로하면 화가 자신에게 미친다(출애 22,27; 사도 23,5;루카 12,2-3). 또 한국 속담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귀가 듣는다”와 일맥상통한다.
※ 참고문헌: 구약성경 주해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2010, pp.1837-1839.
시서와 지혜서, 성서와 함께, 영원한 도움 성서 연구소, 1981, p.149.
전도서 주해집(시편), 크리스찬출판사, 1986, pp. 29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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