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룩서 입문
I. 입문
1. 저자
예레미야의 서기였던 네리야의 아들 바룩(히브리어로 ‘축복받은 이’라는 뜻)이 바빌론에서 유배살이를 하며 예루살렘에 남은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기술한 것으로 나온다(1,1). 그러나 바빌론 유대 당시의 문헌 기록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다 바룩은 바빌론이 아니라 이집트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예레 43,1-7). 따라서 바룩서는 대략 기원전 3세기에 바룩의 이름을 빌어 그리스어로 쓴 차명 작품으로 본다.
- 예레미야서가 전하는 바룩의 생애
바룩은 유다의 명문 출신으로서 마흐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이었다. 그의 동기 스라야는 치드키야 임금의 역관장이었다(예레 51,59). 바룩은 예레미야가 예루살렘 파괴에 관하여 전한 신탁을 글로 적어 유다 임금 여호야킴에게 전달하였다(예레 36,1-21). 그러나 여호야킴은 그 두루마리를 칼로 한 조각 한 조각베어 불에 살라버렸다. 그러나 바룩은 그 내용을 더늘린 신탁의 두루마리를 새로 만들었다. 그 후 바룩은 호사야의 아들 아자르야에게 친 바발론파로 몰려 예레이먀와 함께 이집트로 끌려갔고(예레 43, 1-7), 그 뒤 바룩의 행적은 알려져 있지 않다.
2. 저술동기
유배 중에 있는 유다인들의 기도(1,15-3,8)와 하느님의 지혜에 대한 묵상(3,9-4,4)형식으로, 유배 이후의 유다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받게하기 위해 쓰였다.
3. 구분
바룩서는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부분마다 문학 유형이 달라 형성된 시기와 저자도 다르다고 본다.
II. 내용
1. 역사적 서문과 포로 된 자들의 참회기도(1,1-3,8) : 참회의 기도
먼저 바룩서가 쓰인 역사적 상황을 밝혀주며 참회 기도를 바치는 이유와 시기, 구조에 대해 요약한다(1,1-14). 이어서 참회의 기도가 소개되는데(1,15-3,8) 이 부분은 고백(1,15-2,10)과 기도(2,11-3,8)로 나눌 수 있다. 기도는 다니9,4-19의 기도와 매우 흡사한데, 현재의 곤경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기록을 덧붙인다.
2. 야곱아, 돌아서서 슬기를 붙잡아라(3,9-4,4) : 지혜에 관한 명상
이스라엘이 남의 나라에서 늙어가는 것은 지혜의 샘을 외면했기 때문(3,10-12)이라고 일깨우면서 슬기의 불빛을 향하여 밝은 길을 가라(4,2)고 한다. 하느님께서 모든 지혜의 길을 찾아내시어 당신의 사랑을 받는 이스라엘에게 주셨으니, 하느님의 계명과 율법을 실천하여 지혜를 따르는 사람은 살 것이고, 지혜를 버리는 자는 죽을 것이라고 한다. 지혜야말로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용기를 내어라, 예루살렘아(4,5-5,9) : 예루살렘을 위한 권고와 위로
“너에게 이름을 지어 주신 분께서 너를 위로하시리라”(4,30). 이렇게 전하면서 머지않아 예루살렘은 슬픔과 재난을 벗고 본토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스런 빛과 자비와 정의로 이스라엘을 기꺼이 인도해 주실 것이기,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영광 가운데서 굳건하게 걸어가리라는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4. 경배드릴 분은 주님뿐(6, 1-72) : 예레미야의 편지
예언자 예레미야의 이름을 빌어 우상 숭배를 경계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지도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구제하지도 못하는 우상의 무능함을 꼬집어 비판한다. 그러기에 우상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경배드릴 분은 주님뿐”(6,5)임을 일러준다.
- 예레미야의 편지
1) 저자 : 예레미야서와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예레미야 예언서 이후 시대에 나온 글들을 이용하며, 히브리 정경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시실을 고려할 때 예레미야를 저자로 생각할 수 없다.
2) 내용 : 예레미야가 보낸 편지의 사본임을 밝힌다. 이 편지의 수신인들은 바빌론에 유배 간 사람들이다. 문학유형으로 볼 때는 서간이라기보다 설교로 분류한다. 전반적인 내용은 우상 숭배를 배척하는데 역점을 두며, 예레미야서와 제2 이사야서와 맥을 같이하고 그 사상이 궁극적으로 지혜서(13-15)와 바오로 서간(로마 1,18-22)까지 이어진다.
서론(1-6): 우상들을 무기력하고 썩어 없어질 피조물로 경멸해야 할 예배 대상으로 무능력한 존재로 단죄한다. 두 번째 부분은 우상들에 대한 헛된 예배, 우상들의 특성, 그것들의 무력함 순으로 소개한다. 세 번째 부분은 우상들을 쓸모없는 도구들과 자연현상과 야생동물들에 비교하면서 우상들의 열등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우상들을 허수아비와 가시덤불과 주검과 비교하면서, 그것들을 전혀 쓸모없고 무기력하며 썩어 없어질 것들이라고 결론짓는다.
3) 가르침
예레미야의 이 편지는 마카베오 시대에 확산된 헬레니즘에 물들지 않고 유일하신 하느님께 충실하라고 권고한다. 이것은 현대의 우리에게 보내는 충고이기도 하다.
III. 가르침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를 겪게 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는 일을 해하는 멋대로 산(1,21-22) 죄의 대가라고 일깨운다. 유배된 자들을 구원할 이는 재난을 내리신 하느님뿐이시기에 그분 앞에서 참회하면서 낙심하지 말고 기다리면, 하느님께서는 자비와 정의로 이스라엘을 기꺼이 인도해 주신다는 희망과 용기를 준다.
천재지변이나 국난을 당했을 때 그냥 주저앉아 넋두리와 원망을 하기보다 잘못을 돌아보고 삶을 정리함으로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저자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자세를 늘 잊지 않고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축일과 정해진 날에 주님의 집에서 봉독”(1,14)하라고 권유한다.
바룩서의 기본 가르침은 네 개의 고전적인 주제 곧 죄와 유배, 그리고 회개와 귀환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배는 이스라엘이 죄를 지은 결과이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율법에 따라 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은 바빌론인들을 당신의 진노의 도구로 삼으셨고 유배로써 당신 백성을 벌하셨다.
이제 유배살이를 하는 백성에게 필요한 것은 회개하고 율법에 따라 사는 헌신적인 삶이다. 그러면 하느님이 변화된 이스라엘에게 그들의 성읍과 성전을 보구 시켜주실 것이다. 여기에서 전제되는 하느님은 막강한 힘을 지니신 정의로운 분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죄를 물들어 영적으로 무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회개하기만 한다면 하느님께서 약속을 실현해 주실 것이고 백성을 고국으로 귀환하게 하여 다시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 참고문헌: 성경읽기 안내 구약 2, 성서와 함께, 2007, PP.88-90.
예언서, 성서와 함께, 2007, pp.128-131.